피보다 진한 거짓 นิยาย บท 78

피투성이가 된 채 쓰러져 있는 정우현을 본 순간, 권예진의 눈이 절로 커졌다.

순식간에 얼굴이 창백해졌다.

사고가 난 걸 본 장터의 사람들도 하나둘씩 몰려들어 웅성거렸다.

“어휴, 저렇게 심하게 부딪혔는데... 설마 죽은 거 아냐?”

“아니겠지? 아직 젊은데...”

주변에서 수군대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권예진은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듯했다.

얼굴에 핏기가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다.

세 살 때부터 스승을 따라 한의학을 배웠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냉정하고 침착한 의사가 될 수 없었다.

그녀는 손을 떨며 간신히 휴대폰을 꺼냈다.

한편, 트럭 운전사는 도망치지 않고 곧바로 차에서 내려 120과 110에 신고했다.

성운산은 외진 산골이라 경찰과 구급차가 도착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의료진이 의식을 잃은 정우현을 들것에 실어 구급차로 옮겼다.

“신고하신 분이 이쪽 맞습니까?”

경찰이 트럭 운전사에게 다가가 물었다.

“네.”

운전사는 숨김없이 사실을 인정했다.

그때 구급차에 오르려던 권예진이 문이 닫히기 직전, 의미심장한 눈길로 트럭 운전사를 한 번 바라보았다.

차 안에서는 정우현의 머리에서 계속 피가 흘러내렸다.

의료진이 거즈로 가장 심한 부위를 눌러 지혈하며 그의 눈꺼풀을 들어 올려 동공을 확인했다.

그러나 권예진은 여전히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그가 다쳤다는 사실이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

그녀는 손을 꼭 잡은 채 목이 메어 울음을 터뜨렸다.

“어떻게... 이렇게 된 거야...”

혹시 김다윤이 했던 말처럼 정말로 그녀는 불운을 몰고 다니는 존재일까? 정말로 그녀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다칠 운명인 걸까?

이 사고가 단순한 우연일까? 아니면 누군가 의도한 것일까?

정민욱은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렇게까지 누군가에게 집착하는 사장을 본 게 처음이었다.

그 후로도 공호열은 내내 집중을 못 한 채 일을 처리했고 책상 옆에 놓인 휴대폰을 틈틈이 힐끗거리며 신경 쓰는 것이 눈에 뻔히 보였다.

퇴근 시간이 가까워지자 그는 다시 한 번 전화를 걸었다.

“고객님께서 전원을 꺼 두셨습니다.”

‘...꺼 놨다고?’

공호열은 휴대폰을 책상 위로 휙 던지고는 바로 내선 전화를 걸었다.

“들어와.”

정민욱이 들어서자 공호열은 바로 말했다.

“아직도 안 돌아왔다고?”

“네.”

정민욱은 잠시 머뭇거리다 말했다.

“혹시 모르니 제가 사람을 보내볼까요? 뭔가 문제가 생긴 건 아닌지 확인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