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가 팽팽하게 긴장돼 있었고 그 안엔 묘한 기류까지 감돌았다.
정민욱은 아무렇지 않은 듯 조용히 액셀을 밟았다.
최대한 빠른 속도로 병원에 도착한 순간 차가 멈추기 무섭게 권예진은 문을 밀치듯 열고 뛰어내리더니 곧장 수술실이 있는 3번 건물 쪽으로 달려갔다.
공호열은 그녀의 뒷모습을 말없이 지켜봤는데 그 검은 눈동자가 가늘게 좁혀졌고 표정은 먹구름처럼 어두워졌다.
얇은 입술이 무겁게 움직인다.
“조사 결과는 나왔나?”
정민욱은 심각한 얼굴로 말했다.
“이 일대는 외진 곳이라 CCTV도 부족하고 상당히 치밀하게 준비된 사고입니다. 조사하는 데 어려움이...”
“네 무능한 변명은 듣고 싶지 않아.”
공호열이 냉정하게 말을 끊었고 손으로 미간을 꾹 누르며 말했다.
“지금까지 알아낸 결과만 말해.”
“...아직 유의미한 단서는 없습니다.”
정민욱은 이마에 흐른 땀을 닦으며 말했다.
“사람을 더 붙여서 조사 중입니다. 방금 파출소에서 들은 건데 사고를 낸 운전자는 처음 접촉한 사람이 저라고 말했습니다. 누군가 저인 것처럼 위장했는데 목표는 분명 대표님이십니다. 대표님과 예진 씨 사이의 갈등을 극대화하려는 의도였던 것 같습니다.”
이 일은 단순한 교통사고가 아니었다. 공호열의 할아버지 치료 문제와도 얽혀 있었고 연루된 사람도 많았다.
권예진은 분명 정우현만 무사하다면 치료를 계속하겠다고 했지만 만약 그가 잘못되기라도 하면? 그녀가 과연 아무 일 없던 것처럼 치료를 이어갈 수 있을까?
공호열의 눈빛이 더욱 어두워졌고 낮고 무거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병원에 연락해서 가장 실력 있는 의사, 최상의 의료 환경과 자원을 전부 제공하게 해.”
“알겠습니다.”
권예진은 한숨 돌릴 틈도 없이 세 번째 층까지 한 번에 달려 올라 수술실 문 앞에 멈춰 섰다.
문은 단단히 닫혀 있었고 붉은색 수술 중 표시등이 그 위에 켜져 있었다.
그녀는 거칠게 숨을 들이마시며 손을 조급히 비볐고 복도를 오가며 애를 태웠다.
그 말이 끝나자 권예진은 벼락이라도 맞은 듯 그 자리에 굳어 섰다. 머릿속이 새하얘졌고 심장이 멈춘 듯 고요했다.
이건 사실상 더 이상 방법이 없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믿고 싶지 않았다.
“선생님... 제발 꼭 좀 살려주세요. 해경시까지는 아무리 빨라도 한 시간 넘게 걸려요...”
그 순간, 수술실 문이 다시 열리며 산소마스크를 쓴 정우현이 침대에 실려 나왔다.
설령 지금 바로 출발하더라도 차 안에서 상태가 악화될 가능성이 컸다.
그녀는 정우현 가족의 연락처를 몰랐고 게다가 그의 가족은 모두 해외에 있었다.
그렇게 정신이 아득해질 즈음 박지석이 여러 명의 의료진을 이끌고 나타났는데 의료 장비와 약품도 함께였다.
“박 선생님, 이게 어떻게...”
권예진이 놀란 눈으로 묻자 박지석은 뒤쪽을 돌아보며 말했다.
“사람들 먼저 데려가요. 저도 곧 따라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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