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보다 진한 거짓 นิยาย บท 91

공호열의 갑작스러운 발길질에 정민욱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가해 운전자는 벽에 세게 부딪히더니 바로 바닥으로 나동그라졌다. 그 모든 일이 눈 깜짝할 사이였다.

정민욱은 분명히 뼈가 부러지는 소리를 들었다.

운전자는 바닥에 엎드려 꿈쩍도 못 한 채 신음만 흘렸다. 이마엔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공호열이 긴 다리를 성큼성큼 내디디며 그의 앞에 다가갔다. 칠흑처럼 윤이 나는 수제 가죽 구두가 그의 손목 위에 그대로 올라갔다. 날카롭고 잘생긴 얼굴엔 감정이라고는 하나도 묻어 있지 않았다. 싸늘하게 가라앉은 눈빛이 섬뜩할 정도였다.

“지금이 무슨 시대인데, 휴대폰 하나로 못 전할 정보가 있겠습니까. 하물며 살인 청부 같은 일을 얼굴 드러내고 직접 지시할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마지막으로 묻겠습니다. 당신에게 연락한 사람이 정말 그 사람이 맞습니까?”

운전자는 겁에 질린 얼굴로 말했다.

“맞습니다, 전 확실히 그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그 사람이 진짜였는지, 누가 그 사람인 척한 건지는 저도 확신은 못 합니다. 그땐 제 아내랑 애들이 납치됐단 소리를 듣고 정신이 나간 상태였거든요.”

“그래요, 그럴 수도 있겠네요.”

공호열이 느릿하게 말했다.

그 말에 운전자는 안도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마치 지옥문 앞까지 갔다가 겨우 목숨을 건진 사람처럼 깊고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공호열 역시 그 가능성을 생각하고 있었다. 불쌍하긴 했지만 이 자는 그 이상으로 끔찍하게 잘못된 짓을 했다. 이대로 끝낼 수는 없는 인간이었다.

공호열의 구두는 별로 힘을 준 것처럼 보이지 않았지만, 다음 순간 손목 위에 눌리자 방 안에 돼지 멱 따는 듯한 비명이 터져 나왔다.

그때 마침 지태준이 들어와 그 광경을 목격했다. 그의 미간이 순간적으로 꿈틀거렸다.

공호열이 마지막으로 이렇게 살기를 뿜어낸 건 2년 전이었다.

당시 그는 성운산에서 죽을 고비를 넘긴 뒤 겨우 목숨을 건져 집으로 돌아왔다. 치료를 받고 몸을 추스른 후, 공호열이 제일 먼저 한 일은 바로 복수였다.

그때는 정말 하늘이 진노하면 시체가 산을 이룬다는 말이 딱 맞는 상황이었다.

그나마 공호열의 큰아버지와 작은아버지 쪽 가족이 눈치를 채고 미리 몸을 낮췄기 때문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 아니었으면 지금쯤 공씨 가문에서 그들 몫은 사라졌을 것이다.

조금 전 공호열의 발길질은 겉으로 보기엔 힘이 별로 들어간 것 같지 않았지만 운전자의 비명을 보면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알 수 있었다.

지태준과 정민욱은 서로 눈을 마주쳤다.

배추에 당면이 들어간 반찬이었고 기름기라곤 전혀 없었다.

운전자는 밥그릇을 들어 한 술 뜨려는 순간 손에서 밥이 툭 떨어졌다.

이 감방엔 여섯 명이 함께 생활 중이었고 다들 바닥에서 이불 하나 깔고 잤다.

한쪽엔 간이 화장실이 있었다.

“야야, 너 대체 누굴 건드린 거냐? 대낮부터 이렇게 처맞고 들어오다니?”

한 남자가 자기 밥그릇을 들고 비웃으며 말했다.

운전자는 얼굴이 여기저기 퍼렇게 멍이 들어 있었고 굳은 얼굴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모습이 어딘가 섬뜩했다.

이곳에 들어온 죄수 중 착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형님, 사람 놀라게 하시면 안 되죠. 두들겨 맞았다고 밥까지 못 먹게 할 순 없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