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주하는 알파를 길들였다 นิยาย บท 88

“지금은 윤초원 씨가 있어서 저는 그저 정정당당하게 경쟁하고 싶을 뿐이에요.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육성주 씨의 마음은 이미 윤초원 씨에게 향해 있는 것 같아요.”

나지연은 시선을 떨구며 낮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육성주는 저에게 윤초원 씨와 공정하게 겨룰 기회조차 주지 않았어요.”

앞좌석에 앉아 있던 진우빈이 조용히 대답했다.

“육성주는 예전부터 나지연 씨의 보호자가 되는 걸 원하지 않는다고 했잖아요.”

“맞아요. 그때 육성주가 절 구해준 건 어쩌면 단순한 우연이었겠죠. 아직 윤초원 씨가 나타나기 전이었고 저는 그게 기회라고 믿었어요. 그래서 가끔 그를 보기 위해 억지로 이유를 만들곤 했어요.”

나지연은 조용히 자신의 이야기를 이어갔다.

“윤초원 씨가 처음 나타났을 때 육성주 씨가 당신의 보호자가 된다는 얘기를 듣고 솔직히 말하면 질투에 미쳐버릴 것 같았어요. 너무 슬펐어요.”

그녀는 혼잣말처럼 말을 이어갔다.

“그때 지연이는 며칠 동안 제대로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고 방에 틀어박혀서 울기만 했어요.”

앞좌석에서 운전 중이던 수인이 나지막이 말을 보탰다. 걱정 어린 목소리였고 아마 그녀의 보호자나 파트너인 듯했다.

“그런 이야기를 윤초원 씨에게 왜 하는 거죠?”

나지연은 뒷좌석에서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운전자의 귀를 살짝 당겼다.

“내 말이 다 사실이잖아요...그때 우리 정말 힘들었어요.”

수인은 억울하다는 듯 덧붙였다.

“다 지난 일이잖아요. 그런 말은 하지 마요. 저는 이제 윤초원 씨와 친구가 되고 싶어요.”

나지연은 손을 내저으며 웃었다.

“며칠 전 별방에서 윤초원 씨가 여러 남성체를 편안하게 다독이는 걸 보면서 느꼈어요. 저는 도저히 경쟁이 안 되겠더라고요. 그래서 그때 이제 집착은 그만하자고 결심했어요. 저는 이미 좋은 파트너들이 곁에 있으니까요.”

그녀는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이미 마음을 내려놓은 듯한 표정이었다.

“그런데 윤초원 씨, 그 여성체 로봇은 결국 어떻게 된 걸까요? 왜 그 로봇은 자아의식을 가진 걸까요? 제 오빠는 청룡 연맹의 그 여성체 로봇이 그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어요. 그 로봇은 다른 로봇들과 다를 바가 없다고 하더라고요. 아마 어떤 명령을 받고 도망친 게 아닐까요?”

나지연은 앞좌석 운전자의 등받이를 손에 쥔 채 그 수인의 머리를 가볍게 당겼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잘 알지 못해요. 보안 경찰대 쪽에서 뭐라고 하는지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윤초원은 고개를 살짝 흔들며 대답했다.

나지연은 눈을 깜빡이며 윤초원을 살폈다.

“아니요.”

윤초원은 손을 살짝 뺐다.

“저는 다른 사람과 손을 잡는 게 익숙하지 않아요.”

“네? 알겠어요.”

나지연은 미소를 지었다.

순수 인간 여성체의 지위는 남성체보다 약간 높을 뿐인데 나지연은 처음에는 윤초원을 낮게 평가했던 것을 인정해야 했다.

그녀는 윤초원이 별 주머니의 정신력을 흡수하며 여러 남성체을 동시에 달래는 모습을 보고 윤초원을 달리 보게 되었다.

그 순간 나지연은 자신이 윤초원과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육성주에 대한 감정도 완전히 접었다.

결국 그녀는 여러 사람을 사랑할 수 있으니 육성주 하나에 집착할 필요는 없었다.

나지연은 자기 남성체들도 대단하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