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얼굴을 바라보며 윤초원과 진우빈은 조심스러운 경계심 속에 은은한 호기심을 내비쳤다.
마침 그때 집사가 모습을 드러냈다.
“윤초원 아가씨, 진우빈 도련님.”
집사는 공손히 인사를 건넨 뒤 눈앞의 낯선 남성을 소개했다.
“이분은 육 도련님께서 로성에서 데려오신 분입니다. 나이도 저와 비슷하지요. 앞으로 윤초원 씨는 이분을 ‘부 아저씨'라고 부르시면 됩니다.”
“네. 부 아저씨는 채소랑 과일을 재배하러 오신 거죠?”
진우빈은 웃으며 이전에 육성주와 상의했던 일을 떠올렸다. 후원 정원에 채소와 과일을 심기 위해 사람을 고용하기로 했다.
“네. 맞습니다.”
부 아저씨는 손에 묻은 흙을 툭툭 털며 말했다.
“지금이 봄이 막 시작되는 시기라 많은 채소를 심을 수 있습니다. 계절에 맞지 않는 작물도 약간은 가능하지요.”
윤초원도 잔잔히 미소 지었다. 진우빈이 이 이야기를 언급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부 아저씨, 앞으로 저의 반찬 잘 부탁드릴게요.”
“윤초원 아가씨 아닙니다. 아가씨를 위해 채소를 심는다고 들었을 때 긴장했습니다.”
부 아저씨는 소박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가씨, 정원 보러 가실래요? 필요하신 게 있으면 알려 주세요. 오늘이나 내일 바로 심겠습니다.”
“네. 좋아요.”
윤초원은 오늘 산 물건을 집 안의 로봇에게 맡긴 뒤 부 아저씨를 따라 후원 정원으로 향했다.
원래 심어져 있던 꽃들은 한쪽으로 옮겨졌고 남은 빈터는 잡초가 깨끗이 제거되어 있었다.
몇몇 구역에서는 파릇한 싹들이 흙을 뚫고 올라오고 있었지만 아직은 너무 작아 어떤 채소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몇몇 구역은 오늘 막 새롭게 단장된 듯했다.
벽을 따라 다양한 나무들이 이식되어 있었고 윤초원은 그중에서 복숭아나무와 배나무만 알아볼 수 있었다.
한쪽 구석에는 포도나무가 자리하고 있었지만 아직 지지대는 설치되지 않았고 덩굴손 하나만이 연초록으로 생기를 머금고 있었다.
육성주는 아직 육성관에서 공무 중이었고 언제 돌아올지는 알 수 없었다.
“진우빈, 나 먼저 샤워하고 나올게. 끝나고 우리 게임을 하자.”
윤초원은 세탁할 옷을 품에 안고 조용히 화장실로 들어갔다.
“게임?”
진우빈은 고개를 갸웃했지만 이미 문이 닫힌 뒤였다. 물어볼 새도 없이 그녀는 사라진 것이다.
그때 진우빈의 오랜 친구이자 군사였던 우주 시리가 메시지를 보냈다. 그리고 아주 작고도 아름다운 오해가 그 순간 시작되었다.
우주 시리가 말했다.
[어떻게 된 거야? 윤초원 씨랑 계약한 거야? 오늘 가로수길에서 너희가 쇼핑하는 걸 봤는데 지금 정말로 명분이 생긴 거야?]
진우빈은 메시지 화면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입술을 살짝 내밀었다.
‘나도 그러고 싶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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