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초원의 의도는 ‘왜 옷을 안 입고 있어?’였지만 방금 전 친구의 잘못된 조언 탓에 진우빈은 윤초원이 자신에게 옷을 벗으라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오해했다.
진수빈은 수건을 움켜지고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
“지금...해야 해? 하지만...”
윤초원은 그의 굳은 표정과 긴장한 눈빛을 바라보다가 무언가를 깨달았다.
‘설마 이 녀석...게임을 그 의미로 이해한 거야? 그래서 혼자 샤워까지 한 거구나.’
갑작스러운 상황에 윤초원도 덩달아 긴장했다.
이론상으로는 강건한 체력 알약을 복용했으니 문제없을 터였지만 소정이 경고했던 수인들의 무시무시한 체력 이야기가 떠올라 윤초원은 모르게 침을 삼켰다.
게다가 지금 진우빈은 수건 하나만 걸친 채 그야말로 무방비 상태였고 그 모습은 괜히 그녀를 흔들기에 충분했다.
잠시 고민한 끝에 윤초원은 한발 물러서기로 했다.
“내가 먼저 나갈게. 옷 갈아입고 내 방으로 와.”
그녀는 방을 나서다 말고 고개를 돌려 덧붙였다.
“게임 다운로드하는 거 잊지 마. 영웅전쟁이야.”
‘난 아직 준비가 부족한 것 같아.’
그녀는 자신이 욕심만 앞섰고 용기가 부족하다는 사실에 좌절하며 서둘러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만약 여기가 인간 세계였다면 대수롭지 않게 넘겼을 테지만 여기는 짐승 세계였다. 몸의 궁합을 맞추는 일이 생각보다 훨씬 신중을 요하는 일이었다.
남겨진 진우빈은 얼떨떨한 얼굴로 그 자리에 굳어섰다.
‘게임? 영웅전쟁? 진짜 게임?’
잠시 멍하니 있다가 그는 서둘러 깨끗한 옷을 찾아 입고 칩을 열어 게임을 다운로드했다.
그리고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윤초원의 작은 늑대 아이디로 진우빈은 짧게 메시지를 보냈다.
[그냥 게임이야...]
우주 시리는 곧바로 물음표를 띄웠다.
[?]
곧이어 분노 섞인 답장이 따라왔다.
[우리 둘이 1분 동안 절교할까. 차단.]
진우빈은 당황해 급히 답장을 보냈지만 이미 늦었다.
[?]
무의식적으로 거절한 이유는 정화의 활이 이미 활성화되었고 진우빈과 다른 사람들이 그것을 봤기 때문이었다.
정화의 활은 이제 푸른색 덩굴손의 형태로만 남을 것이다.
이 활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한편으로는 육성주가 오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윤초원이 활쏘기 연습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윤초원의 활 솜씨는 그리 뛰어나지 않았다.
윤초원이 다시 활이 필요하다고 말하자 육성주는 잠시 당황했다. 그리고 마침내 대답했다.
“응. 가져왔어.”
“그럼 나랑 진우빈이 게임 끝내면 별장 연습실로 가서 나를 좀 가르쳐줘. 그동안 진우빈은 요리 좀 해.”
윤초원의 시선은 칩 속 캐릭터에 고정되었고 손가락은 기술 버튼을 빠르게 눌러가며 집중했다.
게임이 끝난 후 윤초원은 육성주와 함께 연습실로 갔고 진우빈은 요리책을 들고 주방으로 향했다.
윤초원은 10미터 밖에서 활을 쏴 벌레에 조종당하고 있던 육동혁을 정확히 맞혔던 순간을 떠올리며 자신에게 조금은 재능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위로했다.
그때 육동혁은 조종당하고 있었고 거리가 10미터밖에 되지 않았다. 만약 그걸 못 맞췄다면 정말 재능이 없었던 셈이다.
윤초원은 육성주의 손에서 화살을 받아 활시위에 걸고 멀리 있는 과녁을 조준했다.
이 연습실은 크지 않아서 거리가 약 10미터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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