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시선이 그녀의 붉어진 눈동자에 닿는 순간,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황급히 시선을 돌렸다.
“장난하는 거 아니야. 다시 심씨 일가로 돌아오고 싶다면 넌 그렇게 해야 해.”
“그 집으로 돌아가라고?”
심하윤은 비웃음 섞인 숨을 내뱉으며 어이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그깟 심씨 일가가 뭐라고. 진짜 무슨 황실 귀족이라도 되는 줄 아나 봐? 누구나 거기 들어가고 싶어 안달 난 줄 아는 거야?”
“너...!”
심유준은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며 말을 잇지 못했다. 얼굴엔 분노와 실망이 뒤섞여 있었다.
“너 예전엔 이런 애 아니었잖아.”
“맞아. 네 말대로 그건 예전이고.”
심하윤은 단호하게 말을 잘랐다.
그녀는 핸드폰을 들어 아래층 경호원에게 문자를 보냈다.
[앞으로 예약 없는 사람은 다시 들이지 마세요.]
‘여기가 무슨 공공장소인 줄 아나, 아무나 들이닥치네.’
심유준은 그녀가 자신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태도에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책상을 ‘탁’ 내리치며 소리쳤다.
“난 네 오빠야!”
“오빠?”
심하윤은 고개를 천천히 돌려 그를 쳐다봤다. 그 정교하게 생긴 얼굴에 조소가 서렸다.
“심유준, 정신 좀 차려. 5년 전에 우리 인연 끊은 거 기억 안 나? 우린 이미 남남이야. 오빠 타령은 집에 가서 하시지?”
말을 마치자 그녀는 문 쪽을 손으로 가리켰다.
“네 발로 나갈래? 아니면 끌려서 나갈래?”
심유준은 그녀의 차가운 태도에 말문이 막힌 듯 멍하니 서 있었다.
본능처럼 입에서 흘러나온 건 과거에 대한 미련뿐이었다.
“예전엔... 분명 나한테 이렇게 안 했는데...”
심하윤은 아무런 반응도 없이 다시 시선을 노트북으로 돌렸다.
그가 말한 ‘예전’은 그녀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는 과거였다.
도강우에 비하면 심유준 따위는 상대도 되지 않았다.
그의 앞을 막아선 우여진이 싸늘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사람 시켜서 확인해봤는데... 그때 하윤이 병력 기록, 전부 사실이었어. 꽤 실력 있는 의사를 만난 모양이더라.”
그의 입꼬리가 씁쓸하게 휘어졌다.
‘그게 우리가 아니라 다행이지. 우리가 그 자리에 있었으면... 지금쯤 하윤이 묘지엔 잡초까지 무성했을 거야.’
심유준은 충격에 찬 얼굴로 벌떡 일어났다.
“형, 혹시 지금도 걔가 돌아오길 바라는 거야? 예전에 다인이 괴롭혔잖아. 지금은 항암제 특허까지 갖고 있다며? 앞으로 다인이는 어떻게 하라고...”
그제야 옆에 앉아 있던 임다인이 억지로 눈가를 붉히며 나직이 말했다.
“난 괜찮아... 언니만 돌아와 준다면 그걸로 충분해.”
그녀의 착한 척하는 말투에 심유준의 마음은 더더욱 기울었다.
‘역시 다인이가 훨씬 나아. 저런 동생이 진짜지.’
하지만 심지후가 임다인을 보는 눈빛은 묘하게 달라져 있었다.
그 시선에 임다인은 미묘한 긴장감을 느끼고 고개를 푹 숙였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근데 난 아직도 궁금해. 왜 성시완은 언니가 살아 있다는 걸 숨겼는지... 그리고 왜 그 중요한 항암제 특허까지 언니한테 넘긴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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