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혁은 마침 간호사에게 작업을 걸고 있었다. 갑자기 열린 문에 그는 본능적으로 품에 안고 있던 간호사를 밀쳐냈다. 들어온 사람이 도강우임을 확인한 우혁은 눈빛이 변했다.
“야, 넌 노크라는 거 할 줄 모르냐?”
도강우는 그의 방으로 들어간 뒤 생각이 많은 얼굴로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 그가 병원에서 담배를 피워도 우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만 어딘가 고민이 많은 모습에 우혁도 어느새 진지해져 그를 빤히 보았다.
“왜? 무슨 일인데?”
“심하윤이 알렉스라고 하더라.”
“뭐?”
무심코 내던진 말에 우혁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러면서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도강우를 보았다.
“그게 정말이야? 장난 아니고? 심하윤이 정말로 알렉스라고?”
도강우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갑자기 자조적으로 웃었다. 그동안 그는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와 심하윤이 한 지붕 아래서 살고 있었음에도 아무것도 몰랐다는 사실에 순간 화가 치밀었다. 지금 당장이라도 심하윤을 잡아 집안에 가둬놓고 그녀의 모든 것을 알아보고 싶었다.
“워워. 진정해.”
우혁은 위험한 분위기를 풍기는 도강우를 얼른 진정시켰다. 도강우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런 그를 보았다.
“알아봐.”
잔뜩 흥분한 듯한 그의 모습에 우혁은 책상에 기대어 흥미가 돋친 얼굴로 도강우를 보았다. 한참 지나서야 우혁은 용기를 내어 입을 열었다.
“강우야, 아직도 심하윤이 신경 쓰이는 거지? 그런 거지?”
“아니.”
도강우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부정했다. 우혁은 눈썹을 꿈틀대며 다 알고 있다는 듯한 얄미운 표정을 지었다.
“정말로 알렉스라면 네가 성에 찰까?”
말을 마치자마자 서늘한 한기를 가득 담은 시선이 그에게 꽂혔다. 우혁은 바로 헤실헤실 웃었다.
“하하. 그냥 농담 좀 던져본 거야.”
도강우는 시선을 거두었다.
“얼른 심하윤이 왜 알렉스인 척하는 지나 알아봐.”
말을 마친 후 방에서 나가버렸다. 그길로 그는 서늘함만 맴도는 별장으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심하윤이 썼던 방으로 들어갔다. 방은 여전히 예전 모습 그대로였지만 심하윤이 평소에 방에서 뭘 하고 있었는지는 상상이 가지 않았다.
침대에 털썩 누워 눈을 감은 후 그녀의 흔적을 느껴보았다. 며칠 전에도 돌아온 적 있었기에 방에는 다시 그녀만의 체향으로 가득 채워진 것 같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쌕쌕거리는 숨소리가 방 안 가득 울려 퍼졌다.
다음 날 아침, 임다인이 병원에 있다는 소식을 들은 심유준은 바로 헬기를 타고 병원으로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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