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민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제야 그는 깨달았다. 정라엘은 그가 출소한 순간부터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모두가 정라엘이 절대 과거의 어두운 기억을 드러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여자에게 ‘명예’란 무엇보다 소중한 것이니까.
그리고 그녀는 확실히 말하지 않았다. 황현숙에게도, 강기준에게도.
안재민이 돈을 요구했을 때 그녀는 돈을 줬다. 그가 그녀를 기절시켜 납치했을 때도 아무런 저항을 하지 않았다.
마치 안재민이 정라엘을 지배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 모든 것이 철저한 함정이었다.
그녀는 처음부터 감시 카메라를 몸에 지니고 있었으며 안재민이 200억 원을 요구한 것도, 그가 산속 동굴에서 그녀를 덮치려 했던 것까지도 모두 그녀의 계획 안에 있었다.
정라엘은 일부러 순종하는 척하며 그의 탐욕을 키웠고 불의를 참으면서 그의 범죄를 극대화시켰다.
그리고 10년 만에 다시 직접 그의 손에 수갑을 채웠다.
안재민의 죄목은 수없이 많았다. 무기징역 아니면 사형이 내려질 것이고 어차피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다.
이 모든 것은 정라엘이 계획한 일이었다.
그 사실을 깨달은 안재민은 얼굴이 점점 창백해졌다.
그리고 그와 마찬가지로 이정아도 모든 것을 깨달았다.
그제야 떠올랐다. 그날 이용철이 안재민을 정씨 가문으로 데려왔을 때 문밖에서 정라엘이 이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는 사실을.
이정아는 충격에 휩싸였다.
정라엘은 더 이상 예전의 그 아이가 아니었다. 과거에는 버려지고도 엄마의 차를 쫓으면 울기만 했던 아이, 추악한 손길을 피하지 못해 흐느끼며 엄마에게 전화로 애원했던 아이, 집도 없이 숲속을 떠돌던 아이.
그러나 이제는 아니었다.
시간이 흘렀고 그녀는 성장했다. 눈빛은 단단했고 몸짓에는 주저함이 없었다.
정라엘은 담담하게 카메라를 응시했고 맑고도 단단한 목소리가 퍼져나갔다.
“저는 제 인생이 부끄럽다고 생각해 본 적 없어요. 남이 저지른 죄로 저 자신을 벌할 이유는 없으니까요. 그러니 혹시 저처럼 같은 아픔을 겪은 사람이 있다면 제발 두려워하지 마세요.”
“쉽지 않다는 거 저도 알아요. 하지만 반드시 용기를 내야 합니다. 아무도 우리를 구해주지 않아요. 오직 우리 자신만이 우리를 구할 수 있어요.”
그녀는 과거의 자신을 구해냈다.
정라엘의 말을 들은 서다은은 눈물이 가득 차올라 두 손을 들고 힘껏 박수를 쳤다.
기자들 또한 부끄러움을 느끼며 입을 열었다.
‘알면서도 나한테 말도 안 해줬어? 아, 영웅이 될 기회를 놓쳤네!’
그는 분노와 억울함에 몸부림쳤다.
‘우리의 우정, 이대로 괜찮은 걸까?’
이때 이정아와 정아름의 손과 발은 얼음장처럼 차가워졌고 얼굴은 잿빛이 되었다. 그들은 일이 이렇게 될 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이번 기자회견에서 그들은 완전히 패배했다.
이정아는 다급하게 외쳤다.
“라엘아, 미안해. 엄마가 널 오해했어. 제발 내 말을 들어봐...”
그러나 정라엘은 그녀를 차갑게 쳐다보았다.
“정말... 아무것도 몰랐어요?”
그때 경찰이 다가와 이정아에게 말했다.
“이정아 씨는 범인 안재민 씨 도피하는 기간 동안 범인을 은닉하고 보호한 혐의가 있습니다. 또한 저희는 이정아 씨가 공범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체포 영장을 집행하겠습니다. 저희와 함께 경찰서로 가서 조사를 받으시죠.”
두 명의 경찰이 이정아를 붙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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