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정라엘은 그에게 직접 감사 인사도, 작별 인사도 전하지 않은 채 떠났다.
강기준은 침대맡 서랍 위에 남긴 쪽지를 보았을까?
“라엘아, 왜 넋을 놓고 있어? 얼른 강 대표님에게 전화해야지. 이번에 강 대표님이 너 대신 화풀이를 해줬잖아!”
배소윤이 재촉했다.
정라엘은 곧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벨 소리가 울렸고 강기준은 느긋하게 전화를 받았다.
전화는 받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아주 조용했다.
정라엘은 기다란 손가락으로 휴대전화를 꽉 잡고 있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이때 남자의 허스키하면서도 낮은 목소리가 전해졌다.
“말 안 할 거면 끊을게.”
강기준은 전화를 끊으려고 했다.
그는 언제나 그랬듯 제멋대로이며 강압적이었다.
“기준 씨, 잠시만!”
정라엘이 빠르게 입을 열었다.
“조금 전에 주 대표님과 사모님이 학교까지 찾아왔었어. 이젠 주진우 풀어줘.”
“그래.”
강기준은 짧게 말했다.
기다란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고 정라엘은 곧 작게 말했다.
“기준 씨, 고마워.”
그녀는 진지하게 감사 인사를 했다.
그러나 강기준은 우습다는 듯이 짧게 코웃음을 쳤다.
“정라엘, 넌 고맙다는 말 밖에 할 줄 몰라?”
“...”
이때 옆에 있던 배소윤이 웃으며 말했다.
정라엘의 작고 예쁜 얼굴이 불타올랐다. 난감하면서도 화가 났다.
‘그냥 싫다고 하면 되지 왜 폼을 잡아?’
너무 창피했다.
이때 갑자기 앞에 있던 사람들이 소란스러워졌다. 그들 사이로 정소은이 보였다.
수많은 학생들이 정소은을 둘러싸고 선망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소은 선배, 사인해 주실 수 있나요?”
“소은 선배, 저희도 소은 선배처럼 되고 싶어요!”
배소윤이 빠르게 말했다.
“라엘아, 넌 어제 주진우에게 납치당해서 강연이 어떻게 됐는지 모르지? 제이 신의님이 오지 않으셔서 다들 의아해하고 있는데 제이 신의님의 조수, 즉 우리 서진대학교의 소은 선배가 제이 신의님 대신 강연을 마쳤어. 끝난 뒤에 진짜 박수가 끊이질 않았다니까. 소은 선배는 어제 그 강연으로 단번에 유명해졌어.”
“그뿐만 아니라 소은 선배가 쓴 학술 논문 한 편이 의학박물관의 선택을 받아서 내일이면 의학박물관에 전시가 된대. 그건 엄청난 영광이잖아? 소은 선배는 어제 일로 사람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어.”
정라엘은 정소은을 바라보았다. 정소은이 오늘따라 얼굴이 확 펴서 평소보다 더 오만해 보이는 이유가 있었다.
정라엘이 없는 틈을 타서 그 자리를 채워 이득을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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