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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준은 발코니에 서 있었다. 그는 검은색 실크 파자마를 입고서 기다란 손가락에 담배를 들고 있었다.
담배 연기 때문에 그의 안색이 어떤지 잘 보이지 않았지만 어렴풋이 미간을 잔뜩 찡그리고 있는 게 보였다.
그는 아주 빠르게 담배를 피웠고, 담뱃재는 빨간 담뱃불과 함께 끊임없이 아래로 떨어졌다.
강기준은 본인이 미쳤다고 생각했다.
플로어룸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강기준이 일부러 리조트 매니저에게 그렇게 얘기하라고 시킨 것이다.
그는 정라엘과 육지성이 같은 방에 묵는 걸 원하지 않았다.
그리고 정라엘이 그런 것들을 주문했다는 걸 알게 된 뒤로는 자기도 모르게 그녀와 육지성이 서로 엉겨 붙는 모습이 자꾸만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는 자신의 감정을 통제할 수가 없었다.
이렇게 야심한 시각, 강기준은 문득 정라엘을 향한 자신의 은밀하면서도 무시무시한 마음을 살짝 엿보게 되었다. 그는 용납할 수가 없었다.
정라엘이 다른 남자를 만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강기준은 정라엘을 사랑하지 않았다.
다만 그녀가 주는 환락이 자꾸만 탐났을 뿐이다.
가지고 노는 것뿐이다. 아직 실컷 가지고 놀지도 못했는데 어떻게 다른 남자에게 정라엘을 양보한단 말인가?
이때 누군가 뒤에서 강기준을 안았다.
“기준 씨, 왜 담배를 피워?”
정아름이었다.
정아름은 강기준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본 적이 거의 없었다.
강기준은 천천히 몸을 돌렸고 그가 입을 열기 전에 욕실 문이 열리며 샤워를 마친 정라엘이 밖으로 나왔다.
육지성이 그녀에게 다가갔다.
“라엘아, 샤워했어?”
정라엘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이때 정라엘은 발코니에 있는 정아름과 강기준을 보았다. 정아름은 뒤에서 강기준을 끌어안고 있었고 강기준은 담배를 들고 있었다. 두 사람의 모습은 아주 다정했다.
정라엘은 육지성을 거절할 생각이었는데 이때 강기준의 말이 들려왔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강기준을 바라보았다.
강기준은 싸늘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면서 웃으며 조롱했다.
“머리 말릴 줄 모르는 거야? 아니면 남자가 머리를 말려줬으면 하는 거야?”
정라엘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육지성은 곧바로 미간을 찌푸렸다.
“기준아, 너 뭐 하는 거야? 내가 해주겠다고 한 거야. 그런데 왜 라엘이한테 뭐라고 해?”
강기준은 긴 다리로 우뚝 서서 차가운 목소리로 정라엘에게 명령했다.
“손이 있으면 알아서 말려.”
정라엘은 손을 뻗어 헤어드라이어를 건네받으려고 했다.
그런데 육지성은 그녀에게 헤어드라이어를 건네주는 대신 강기준을 바라보았다.
“강기준, 너 되게 매를 번다. 나랑 싸우고 싶어서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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