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엘아, 정씨 가문 사람들 이번에 제대로 사기당한 것 같아. 내가 알아봤는데 그 가짜 제이 신의 뒤에 사기 조직이 있어. 정씨 가문 사람들도 참 무모해. 완전 쫄딱 망하게 생겼어.]
정라엘은 메시지를 확인한 뒤 답장을 보내려 했다. 하지만 그때 휴대폰이 진동하며 전화가 걸려 왔다.
화면을 확인하는 순간 그녀의 길고 섬세한 속눈썹이 미세하게 떨렸다.
전화를 건 사람은 다름 아닌 강기준이었다.
‘기준 씨가 이 시간에 왜 전화했지? 지금 정아름과 함께 있을 텐데, 갑자기 왜?’
한참 고민하던 정라엘은 결국 전화를 받지 않았다.
휴대폰은 오래도록 진동했다. 강기준은 몇 번이고 계속 전화를 걸어왔다.
그러다 마침내 조용해지자 정라엘은 침대에 누웠다. 이미 깊은 밤이었지만 쉽게 잠이 오지 않았다.
뒤척이며 시간을 보내던 중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누구지?’
문 두드리는 소리가 다시 한번 울려 퍼졌다.
날카롭고 단단한 손마디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는 규칙적이면서도 강한 힘이 실려 있었다.
정라엘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열었다.
늦은 밤, 조용한 복도에는 강기준이 서 있었다.
강기준의 커다란 실루엣이 희미한 불빛 속에서 반쯤 어둠에 잠겨 있었다.
단정한 어깨에는 차가운 바람을 머금은 밤공기가 스며 있었고 온몸에는 아직 식지 않은 열기가 감돌고 있었다.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그곳에서 강기준은 깊고 어두운 눈동자로 정라엘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이 시간에 대체 무슨 일로 온 거야?’
정라엘의 심장이 미묘하게 떨렸다.
이윽고 그의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왜 내 전화 안 받았어?”
강기준의 음성은 낮고도 약간 거칠었다. 그 특유의 낮고 깊은 울림이 듣는 이의 귓가를 파고들었다.
정라엘은 문 앞에서 담담하게 말했다.
“못 들었어.”
그러나 강기준은 그녀의 말을 믿지 않는다는 듯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비웃었다.
“남자 곁에서 하루 종일 간호하느라 내 전화 받을 시간도 없었던 거야?”
그 말에 정라엘의 하얀 손가락이 미세하게 떨렸다.
정라엘은 강기준의 손을 뿌리치려 했다.
“이거 놔!”
그러나 강기준은 놓아주지 않았다. 그는 정라엘을 조용한 계단 입구로 끌고 가더니 단숨에 벽으로 밀어붙였다.
등 뒤로 느껴지는 차가운 벽, 그리고 눈앞에 마주한 그와의 숨 막힐 듯한 거리.
정라엘은 두 손으로 그의 단단한 가슴을 밀어냈지만 그는 더욱 가까이 다가왔다.
“대체 왜 이러는데... 읏!”
그 순간 검은 그림자가 들이닥쳤다.
강기준의 차가운 입술이 자신의 입술을 덮는 순간 정라엘은 머릿속이 하얘졌다.
그는 강렬하게 그리고 거칠게 그녀를 가뒀다.
긴 손가락이 벽을 짚으며 빠져나가지 못하게 막자 그녀는 본능적으로 몸부림쳤다.
“놓으라고!”
고개를 돌려 그의 키스를 피하려는 순간 그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아까 물었지. 뭘 원하는지? 내가 원하는 건 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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