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돼!”
정라엘은 단호하게 거절하며 강기준을 밀어냈다.
그러다 실수로 강기준의 왼손을 건드렸고 그는 갑자기 얕은 신음을 흘렸다.
“윽.”
그 소리에 정라엘은 움찔하며 손을 멈췄다.
“왜 그래?”
강기준은 정라엘을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나 손 아파.”
그는 자신의 왼손을 그녀 앞에 내밀었다.
정라엘은 강기준이 심하게 다쳤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상처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무려 23바늘을 꿰맸다는 사실은 몰랐다.
이제 실밥은 제거되었으나 그의 손바닥에는 굵고 깊게 파인 흉터가 남아 있었다. 울퉁불퉁한 상처 자국은 마치 살갗에 파묻힌 지렁이처럼 보였다.
희미한 조명이 드리운 복도, 단둘만 있는 고요한 공간 속에서 서로의 심장 박동이 은은하게 울렸다.
강기준이 정라엘을 바라보며 다시 한번 말했다.
“봤지? 나 손 아프다고.”
피도 눈물도 없어 보이는 남자가 계속해서 손이 아프다고 말하는 이유를 정라엘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정라엘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며 예쁜 얼굴을 살짝 찡그렸다.
“징그러워.”
맑은 목소리가 차갑게 울렸다. 상처 자국이 보기 싫다는 듯 가차 없이 내뱉은 한마디였다.
그 말에 강기준은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더니 고개를 숙여 정라엘의 입술을 거칠게 덮쳤다.
“읏!”
정라엘은 순간적으로 저항했지만 강기준은 한 치의 틈도 주지 않았다.
긴 손가락이 그녀의 검은 머릿결을 헤집으며 뒤통수를 단단히 움켜쥐었다.
거칠고 강렬한 키스가 숨이 막힐 정도로 깊숙이 파고들며 그녀를 완전히 가뒀다.
정라엘은 숨이 막혀오는 걸 느꼈다. 이대로 강기준에게 삼켜질 것만 같았다.
그녀는 주먹을 꽉 쥔 채 그의 가슴을 힘껏 내리쳤다.
그러자 강기준은 그제야 천천히 정라엘을 놓아주었다.
그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머리를 숙여 그녀의 긴 머릿결 사이에 얼굴을 묻었다.
“나 약에 취했어.”
“싫어.”
한 치의 흔들림도 없는 한마디에 강기준의 몸이 순간 굳어졌다.
정라엘이 자신을 밀어내고 돌아서려 하자 강기준은 그녀의 가느다란 손목을 붙잡고 믿을 수 없다는 듯 다시 한번 물었다.
“진심이야?”
그러나 정라엘은 맑은 눈동자로 그를 바라보며 또박또박 말했다.
“응, 이제 기준 씨 좋아하지 않아.”
그 말에 강기준은 정라엘의 손목을 풀어 주고 의미를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이윽고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조서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조 비서, 오늘 밤 깨끗한 여자 한 명 타운하우스로 보내.”
전화를 끊은 강기준은 긴 다리를 내디디며 미련 없이 자리를 떠났다.
한편 정라엘은 계단 입구에 멍하니 서 있다가 병실로 걸음을 옮겼다.
VIP 병실 안, 육지성은 여전히 깊이 잠들어 있었다.
정라엘은 조용히 간병 침대에 누워 천천히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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