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아무리 애를 써도 잠이 오지 않았다.
그때 다시 한번 누군가가 병실 문을 두드렸다. 또 다른 사람이 찾아온 것이다.
‘이번엔 또 누구야?’
정라엘은 병실 문을 열었다. 문 앞에는 헐레벌떡 달려온 조서우가 서 있었다.
“사모님.”
정라엘은 문밖으로 한 걸음 나섰다.
“조 비서님, 이 시간에 웬일이에요?”
조서우는 초조한 얼굴로 급히 말했다.
“사모님, 대표님이 정씨 가문에서 약에 당하셨습니다. 타운하우스로 가서 대표님을 보셔야 합니다.”
“그 사람 조 비서님한테 깨끗한 여자 찾아오라고 했잖아요. 난 안 가요.”
정라엘은 병실로 돌아가려 했다. 그러자 조서우가 그녀를 다급히 불러 세웠다.
“사모님! 대표님이 했던 말들은 다 화가 나서 일부러 사모님 들으라고 한 거예요. 그걸 정말 곧이곧대로 믿으시는 거예요?”
문손잡이를 움켜쥔 정라엘의 손이 살짝 떨렸다.
“그날 휴양지 별장에서 지성 씨가 사모님을 대신해 칼을 맞긴 했어요. 하지만 사모님은 지성 씨의 희생만 보시고 정작 대표님의 상처는 왜 보지 않으시는 겁니까?”
정라엘은 천천히 몸을 돌렸다.
“그 사람 손이 다친 게 나랑 무슨 상관인데요?”
조서우는 기다렸다는 듯이 휴대폰을 꺼내어 그날의 CCTV 영상을 재생했다.
“사모님, 직접 보세요.”
정라엘은 화면을 터치해 영상을 재생했다.
영상 속에서 그녀는 등을 돌린 채 서 있었고 김성철의 부하가 날카로운 칼을 들고 달려들었다. 바로 그때 강기준이 번개처럼 몸을 던져 칼을 움켜쥐었다.
순간 정라엘의 몸이 굳었다. 그녀는 이 사실을 몰랐다.
“대표님의 왼손은 사모님을 위해 다친 겁니다. 그날 밤, 사모님이 대표님을 때리고 나서도 대표님은 밤새도록 병실 문 앞에서 서성였어요. 다음 날, 대표님의 손은 무려 23바늘이나 꿰맸고 지금까지 치료를 받아왔습니다. 의사도 더 늦었다면 손을 못 쓸 뻔했다고 했어요.”
“그날 칼이 사모님을 향해 날아들 때 대표님과 지성 씨가 동시에 사모님을 구하려고 몸을 던졌습니다. 다만 지성 씨가 더 가까운 곳에 있었기 때문에 먼저 사모님을 감쌌던 겁니다.”
“라엘아!”
“정라엘!”
CCTV 영상 속에서 강기준과 육지성이 동시에 그녀의 이름을 외치며 달려오고 있었다.
정라엘은 멍하니 화면을 바라봤다.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정라엘은 단 한 번도 그런 가능성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해 산속 동굴에서의 약속을 강기준은 이미 오래전에 잊었을 것이다. 그녀만이 그날을 기억하고 있었다.
강기준은 그녀를 원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그의 곁을 맴돌았다.
그가 단 한 번이라도 자신을 바라봐 주길 바라면서.
단 한 조각이라도 그의 사랑이 자신에게 주어지길 바라면서.
그러나 그가 모든 사랑을 쏟아부은 사람은 정아름이었다.
그런 강기준이 자신을 좋아할 리가 없었다.
...
타운하우스.
강기준은 거실 소파에 앉아 있었다. 그는 목에 걸친 넥타이를 거칠게 잡아당겨 손안에 뭉친 뒤 무심히 옆으로 내던졌다.
예리한 선이 돋보이는 잘생긴 얼굴은 싸늘하게 굳어 있었고 눈빛은 어둡고 복잡했다.
그때 타운하우스의 대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그리고 한 사람이 조용히 걸어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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