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준이 정라엘과 이미 끝났다고 말하자 정아름은 기쁨에 겨워 강기준의 품에 뛰어들어 그를 꼭 끌어안았다.
“언니가 남자한테 꼬리치기 좋아하는 거 나도 알아. 그러니까 기준 씨가 언니한테 흔들렸던 거 충분히 이해해. 그리고 기준 씨가 날 버리지는 않을 거란 걸 알고 있었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여전히 나라는 것도.”
강기준은 정아름을 품에 안았다.
그는 정라엘에게 흔들렸다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여전히 정아름이었다.
어린 시절 어두운 동굴 속에서 함께 있었던 정아름이야말로 그가 진짜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여겼다.
정성호는 딸의 행복한 모습을 보며 안도했다.
‘아름이가 이렇게 행복해 보이니 더는 바랄 게 없군.’
이정아도 기뻐했지만 정라엘에 대한 생각이 머리를 스치자 눈빛이 금세 싸늘해졌다.
시골에서 올라온 촌년 따위가 감히 강기준의 마음을 흔들다니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정라엘, 그 빌어먹을 년!’
...
정라엘이 병원에 도착했을 때 육지성은 이미 짐을 챙겨 퇴원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지성 씨, 늦어서 죄송해요. 오늘 일이 좀 있었거든요.”
정라엘이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말하자 육지성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
“괜찮아. 이제 가자.”
“네. 제가 짐 들게요.”
정라엘은 짐을 들려고 했지만 짐이 너무 무거웠고 게다가 전날의 피로와 몸살로 인해 힘도 없었던 그녀는 그만 발을 헛디뎌 넘어지고 말았다.
“라엘아, 조심해!”
육지성이 재빨리 정라엘의 허리를 붙잡았지만 결국 두 사람은 침대 위로 쓰러졌다.
바로 그 순간 병실 문 앞에 강기준이 나타났다.
정아름과 육지성은 같은 병원에 입원해 있었고 강기준은 육지성이 퇴원한다는 소식을 듣고 그를 보러 온 참이었다. 그러나 문 앞에서 예상치 못한 장면을 마주했다.
육지성이 정라엘 위로 엎어진 모습은 마치 서로를 끌어안은 듯 아슬아슬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강기준의 몸이 순간 굳어버렸다.
어젯밤 그토록 차갑게 자신을 밀어내던 정라엘이 지금은 육지성과 함께 침대 위에 얽혀 있다니...
강기준의 입가에 차디찬 냉소가 스쳤다. 온몸에 날 선 기운이 감돌았고 더 이상 지켜볼 가치도 없다는 듯 싸늘하게 돌아섰다.
한편 육지성은 정라엘을 내려다보며 걱정스럽게 물었다.
“비켜주세요! 길 좀 비켜주세요!”
정라엘은 미처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카트에 부딪혀 넘어지고 말았다.
“라엘아!”
육지성이 다급히 그녀를 붙잡으며 외쳤다.
“너 다쳤어!”
육지성의 말에 정라엘은 자기 팔을 내려다보았다. 카트에 부딪힌 팔에서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다시 고개를 들어 앞을 바라봤지만 강기준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정라엘은 담담한 표정으로 시선을 떨군 채 피가 흐르는 상처를 바라보았다.
...
기숙사로 돌아온 정라엘은 침대에 누워 서다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다은아, 내 친구가 남편과 처음 관계를 가졌대. 그런데 그 후로 남편이 아무 연락도 없고 무관심하다는데 그 이유가 뭘까?]
사실 정라엘은 이런 남녀 관계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었다. 강기준은 그녀에게 첫 남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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