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 씨, 설마 나랑 한 약속 잊었어? 기준 씨 라엘 언니랑 완전히 끝났다고 했잖아. 라엘 언니랑 최대한 빨리 이혼하겠다고, 절대 라엘 언니랑 자지 않겠다고 했었잖아. 그걸 잊은 거야?”
여자 기숙사는 아주 조용했기에 정아름의 흥분한 목소리가 똑똑히 들려왔고 정라엘은 그 말을 모두 들었다.
정라엘은 물을 한 잔 따라서 마셨다.
왠지 모르게 물이 쓰게 느껴졌다.
강기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이미 미간을 찡그리고 있었다.
“기준 씨, 너무 보고 싶어. 나 지금 기준 씨 보고 싶어. 빨리 와서 나랑 있어 줘.”
강기준은 휴대전화를 들고 긴 다리를 뻗으며 자리를 떴다.
정라엘은 고개를 들어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강기준은 정아름을 찾으러 갔을 것이다.
노지우는 잠깐 끼어든 사람일 뿐, 강기준이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은 정아름이라는 걸 정라엘은 잠깐 잊었다.
정아름의 전화 한 통, 말 한마디에 강기준은 바로 떠났다.
그날 밤은 결국 아무것도 변화시키지 못했다.
정라엘은 자조하듯 웃었다.
강기준은 복도로 나가서 미간을 찡그린 채 말했다.
“아름아, 지금은 못 가.”
정아름은 화를 냈다.
“왜? 설마 라엘 언니랑 같이 있으려고? 기준 씨, 잘 생각해. 기준 씨는 나랑 라엘 언니 중에서 한 명만 고를 수 있어. 오늘 밤 날 찾으러 오지 않는다면 후회하게 될 거야!”
정아름은 바로 전화를 끊었다.
강기준은 입을 꾹 다물었다.
강기준은 휴대전화를 쥐고 고개를 돌려 정라엘의 기숙사를 바라봤다. 예전이었다면 망설임 없이 정아름을 찾으러 갔겠지만 지금은 망설여졌다.
이때 휴대전화 알림이 울렸다. 서다은이 그를 팔로우했다는 내용이었다.
서다은은 그에게 캡처한 사진 한 장을 보냈다. 그건 서다은과 정라엘의 채팅 내용이었다.
정라엘이 말했다.
강기준은 조금 전 보았던 정라엘의 촉촉한 눈빛을 떠올렸다. 차가우면서도 약해 보였고 또 쓸쓸해 보였다.
강기준을 사랑하는 건 정라엘에게 상처만 남길 뿐이었다.
여자 기숙사 안에서 정라엘은 홀로 오래도록 서 있었다. 긴 속눈썹이 아래로 드리워지면서 따뜻한 조명 아래에 선 그녀를 더욱더 고요하고 외롭게 보이게 했다.
띵.
이때 휴대전화가 울렸다.
정라엘은 정신을 차리고 컵을 든 채로 몸을 돌렸다.
그러나 그녀는 이내 단단한 몸과 부딪치게 되었다. 강기준이 어느샌가 돌아와서 그녀의 뒤에 서 있었다.
다시 그를 보게 된 정라엘은 머릿속이 텅 비었다.
“왜 온 거야?”
강기준은 왜 온 걸까?
정아름을 보러 간 게 아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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