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채연은 휴대폰을 꺼내어 정아름에게 전화를 걸었다. 정아름은 배소윤이 영화관에서 밤새 기다리다가 비까지 흠뻑 맞고 돌아왔다는 얘기를 듣고는 신이 나서 깔깔 웃었다.
“진짜 웃겨 죽겠네. 임씨 가문 막내면 다야? 누가 그렇게 태어나래? 그나저나 채연아, 너 정말 대단하다. 조수혁은 이미 너한테 푹 빠져서 정신도 못 차릴걸.”
강채연은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언니, 너무 서두르지 마세요. 내일 더 재밌는 일이 벌어질 거예요.”
“배소윤 그게 정라엘이랑 어울리면서 자꾸 우리한테 까불잖아. 이번에 제대로 본때를 보여준 거지. 채연아, 좋은 소식 기다릴게.”
“걱정 마요, 언니.”
...
정라엘이 여자 기숙사로 들어왔을 때는 이미 밤이 깊어 밖도 깜깜했고 숙사 안은 불도 꺼져 있었다.
‘소윤이는 아직 데이트 중인가? 재밌게 놀고 있나 보네.’
정라엘은 손을 뻗어 전등을 켰다. 그러자 침대 위에 작게 웅크린 채 누워 있는 모습이 보였다. 배소윤은 이미 돌아와 잠들어 있었다.
정라엘은 이상하게 생각하며 배소윤에게 물었다.
“소윤아, 벌써 돌아온 거야? 오늘 조수혁이랑 재미있게 놀았어?”
배소윤은 등을 돌린 채 낮은 목소리로 답했다.
“응, 진짜 재밌었어. 라엘아, 나 피곤해서 잘래.”
정라엘은 그녀에게 이불을 덮어 주었다.
“그래, 푹 자.”
말을 마친 정라엘은 잠옷을 챙겨 화장실로 들어갔다. 이불 속에 웅크린 배소윤의 작은 얼굴은 이미 서러운 눈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
다음 날 아침, 배소윤이 일어났을 때 정라엘은 이미 나가고 없었다. 어젯밤 한참을 울었던 탓에 배소윤의 두 눈은 잔뜩 부어 있었다.
일어나서 세수를 하고 있는데 누군가 세차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네, 지금 가요.”
문을 열자 뜻밖에도 조수혁이 서 있었다.
‘설마 사과하러 온 건가?’
배소윤은 강채연을 때리라고 시킨 적이 없었다. 아마도 강채연이 그녀를 모함하려고 스스로 꾸민 자작극일 터였다.
그런데 약혼자인 조수혁은 그녀를 믿기는커녕 강채연 편만 들었다.
“조수혁, 너 나를 진심으로 좋아한 적이 있기는 해?”
그러자 조수혁은 배소윤의 얼굴에 있는 모반을 보며 차갑게 답했다.
“눈 있으면 거울 좀 봐. 이딴 걸 어떻게 좋아하겠냐? 너 채연이랑 비교도 안 돼.”
그 말에 배소윤은 가슴이 갈가리 찢어지는 듯했다.
조수혁은 학교에서 가장 인기 많은 남자였고 강채연은 가장 예쁜 여자였다. 둘은 정말 완벽한 한 쌍인데 그럼 둘이 사귀면 되지, 애초에 왜 자신을 끌어들인 걸까?
“네가 먼저 나한테 다가와서 예쁘다고 칭찬했잖아...”
“배소윤, 좀 정신 차려!”
조수혁은 그녀의 말을 가차 없이 끊으며 혐오 섞인 냉소를 내뱉었다.
“네가 임씨 가문 딸이 아니었으면 내가 널 예쁘다고 했을 것 같아? 부모님이 시키니까 어쩔 수 없이 약혼한 거지. 사실 난 너를 좋아한 적 단 한 번도 없어. 너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여자도 마음대로 못 만나잖아. 배소윤, 너 진짜 못생겼어. 꼴도 보기 싫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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