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라엘이 들어왔지만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녀는 이곳의 시끌벅적한 분위기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사람처럼 한쪽에 서 있었다.
이때, 이정아가 정라엘을 발견했다.
“라엘아, 왔어?”
순간 자리에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정라엘에게 향했다.
미소 짓고 있던 최명순은 표정을 굳히며 언짢은 기색을 보였다.
“라엘이가 여긴 왜 왔어?”
이정아는 웃으며 분위기를 완화시켰다.
“오늘 어머님 생신이시니까 제가 오라고 불렀어요.”
이정아의 말에도 최명순은 불만스럽게 대꾸했다.
“라엘이는 뭣하러 불렀어! 아름이와 소은이는 얼마나 훌륭해, 근데 라엘이 좀 봐봐. 시골에서 올라온 데다 뭐 하나 내세울 것도 없어. 남 보이기 부끄러운데 왜 내 생일에 불러서 망신을 시켜!”
최명순은 정라엘을 아주 질색했다.
오늘 최명순의 팔순 잔치에 정아름과 정소은은 예쁘게 메이크업을 하고 왔다. 두 사람은 고고한 자태로 정라엘을 흘깃 쳐다보더니 달콤한 말로 최명순을 달랬다.
“어차피 왔는데 그만 화내세요. 라엘이도 할머니 손녀인데 쫓아낼 수는 없잖아요.”
“할머니가 오늘 주인공인데 별 볼일 없는 사람 때문에 화내지 마세요.”
정아름과 정소은의 말에 최명순은 웃었다.
“할머니한테 손녀는 아름이, 소은이 너희 둘뿐이야.”
최명순은 정라엘을 손녀로 인정하지 않았다.
그런 최명순을 바라보며 정라엘은 마음이 싸늘하게 식었다. 과거 정씨 가문은 가난한 집안이었으나 정성훈이 무일푼으로 사업에 뛰어들어 재산을 축적했다.
정성훈은 돈을 벌게 된 후로 정성호를 학교에 보내 대학생이 될 때까지 지원해 주었으며 둘째 동생인 정영호를 데리고 철강 사업을 시작해 사장님 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해주었다.
그러나 정성훈이 죽자 정성호와 정영호는 슬퍼하기는커녕 그의 모든 재산을 나누어 가지기 바빴다.
이들은 정성훈의 고혈을 빨아먹고 사는 거머리였다.
그중 최명순이 가장 교활했는데 정씨 가문에 영광을 가져다주는 사람이라면 그게 누구라도 편애했다.
정라엘은 차가운 눈빛으로 눈앞에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그들이 지금 누리고 있는 것들을 언젠가 모두 잃게 만들어 줄 것이라 다짐했다.
강기준이 최명순의 팔순 잔치에 참석했다는 사실은 적잖은 파문을 일으켰다.
곧바로 정아름이 기쁜 얼굴로 뛰어나와 강기준의 팔에 팔짱을 꼈다.
“기준 씨, 왔어?”
이번에 강기준은 정아름을 밀어내지 않았다.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며 최명순은 환하게 웃었다.
“강 대표, 어서 와.”
강기준은 예의 있게 인사하며 입을 열었다.
“생신 축하드려요. 이건 제가 드리는 생일선물이에요.”
강기준의 말에 조서우는 앞으로 나서며 비단으로 감싼 고급스러운 상자를 열었다.
안에 든 그림을 보고 최명순은 눈을 빛내며 즐거워했다.
“이 그림은 주설진 화가의 꽃비녀를 꽂은 여인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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