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이랑 결혼해야지.’
이렇게 생각하니 육지성이 정라엘에게 대시하는 것도 썩 안 될 건 없었다. 다만 절친이 전처를 만나겠다고 하니 마음이 좀 껄끄러웠을 따름이다.
“그러니까 아이디어 좀 내보라고. 라엘이 뭐 좋아해?”
육지성이 따져 물었다.
다만 강기준도 그녀가 뭘 좋아하는지 잘 모른다. 무언가를 선물해준 적이 없으니까.
그는 문득 정아름이 귀국했을 때 일이 떠올랐다. 샤넬 가방을 욕심내던 정아름을 위해 강기준은 조서우를 시켜서 가방을 사 오게 했고 조서우는 그 가방을 타운하우스에 보내주다가 정라엘에게 들키고 말았다.
그때 정라엘은 가방을 바라보면서 활짝 웃었다.
“이 가방 너무 예쁘네요.”
아무래도 그 가방이 무척 마음에 들었나 보다.
“걔 샤넬 가방 좋아해.”
강기준의 대답에 육지성이 씩 웃었다.
“가방? 그건 쉽지. 땡큐.”
이때 고승호가 안으로 들어왔다.
“형들 다 있었네?”
육지성은 고승호를 바라보며 넌지시 물었다.
“정씨 저택에 가서 논다고 하지 않았어?”
“그랬지. 거기서 라엘 씨 양아빠도 봤다.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 줄 알아? 라엘 씨가 글쎄 양아빠가 창피하다고 외면하는 거야!”
고승호는 오늘 정씨 저택에서 벌어진 일을 그들에게 낱낱이 알렸다.
“지성 형, 이래도 정라엘이 좋아? 걔는 진짜 형한테 너무 안 어울려. 이제 본모습까지 다 알게 됐으니 어때? 정라엘은 그냥 돈만 밝히고 허영심에 찬 나쁜 여자라니까!”
순간 육지성이 미간을 찌푸리고 강기준을 쳐다봤다.
“기준아, 라엘이가 양아빠랑 무슨 일 있었어?”
“나도 잘 몰라.”
강기준의 대답을 들은 육지성은 곧장 고승호에게 말했다.
“승호야, 보이는 걸 그대로 믿으면 안 돼. 라엘이 그런 사람 아니야. 난 라엘이 믿어. 분명 양아빠 사이에 어떤 오해가 있었을 거야.”
“헐, 내가 이렇게까지 말했는데 끝내 정라엘 편든다고?”
고승호는 울화가 치밀었다. 육지성에게 오늘 일을 알리면 곧바로 정라엘을 멀리할 줄 알았으니까.
“형 진짜 라엘이한테 제대로 빠졌구나. 기준 형, 얼른 지성 형 좀 말려봐 봐.”
“사모님, 아까 어떤 분이 박스를 하나 건네면서 사모님께 전해드리라고 하셨어요.”
정라엘은 박스를 건네받으며 가정부에게 물었다.
“누군데요?”
“사모님 양아빠라고 하셨어요.”
안재민이 박스를 하나 보내온 모양이다.
이를 본 황현숙이 질문을 이어갔다.
“라엘아, 너희 양아빠 여기까지 왔으면서 왜 안 들어오셨대? 얼른 박스 열어봐. 우리 라엘이한테 뭘 부쳤을까?”
박스를 열어보니 정라엘의 어릴 때 사진 한 장이 들어있었다.
그녀가 한창 샤워하고 있을 때 안재민이 갑자기 쳐들어와서 찍은 사진이었다.
그때 그녀는 재빨리 수건으로 신체 중요 부위를 가렸지만 어깨, 다리와 팔뚝은 덩그러니 노출되어 있었다.
축축이 젖은 긴 머리가 예쁘장한 얼굴에 달라붙고 어두운 조명 아래 겁에 질린 그녀의 사슴 같은 두 눈동자는 변태들의 심리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양아빠가 사진을 보내왔네? 이리 봐봐.”
황현숙이 사진을 보려고 손을 내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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