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준은 그녀를 안고 롤스로이스 팬텀으로 다가갔다. 정라엘을 조수석에 앉힌 후 그는 운전석으로 향했다.
이어서 마디가 선명한 손으로 핸들을 잡고 시동을 걸어서 평온하게 도로를 달렸다.
정라엘은 그의 코트에 몸이 돌돌 감긴 채 깔끔하면서도 산뜻한 향이 코를 찌르고 덩달아 가슴까지 설렜다. 이 남자가 정말 나타날 줄은 꿈에도 예상치 못한 전개였다.
그해는 안 왔지만 오늘은 그녀를 구해주러 왔다.
정라엘은 고개를 갸웃거리고 잘생긴 그의 옆모습을 바라봤다.
“고마워, 기준 씨.”
강기준은 늘씬한 손가락으로 핸들을 잡고 그녀에게 물었다.
“왜 나한테 아무 말 안 했어?”
“그게...”
“내가 몇 번이나 물었는데 왜 끝까지 함구했냐고? 오늘 내가 조금만 늦게 왔어도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알아?”
그는 차갑고 딱딱한 말투로 정라엘에게 쏘아붙였다.
그녀도 이 남자의 분노를 느끼고 눈물을 글썽거렸다.
“왜 그래? 무섭게...”
“...”
강기준은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그녀를 바라보았다.
‘울어? 네가 뭘 잘했다고 우는데? 뭐가 그렇게 서럽냐고?’
방금 그가 동굴에 뛰쳐 들어갔을 때 인간쓰레기 안재민이 그녀를 몸 아래에 깔아 눕히고 옷을 다 찢어버렸다. 정말이지 1초만 늦었어도...
다만 지금 안쓰러운 표정을 지은 정라엘을 보고 있자니 강기준은 더 이상 화를 낼 수가 없었다. 정말 울음을 터트릴까 봐 걱정됐으니까.
이 여자는 한없이 여린 여자였다.
강기준은 에어컨을 틀고 온도를 조절했다.
“아직도 추워?”
“아니. 안 추워.”
“정라엘.”
그녀가 고개를 내저으며 대답할 때 이 남자가 문득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왜?”
정라엘은 어리둥절한 채 그를 바라보았다.
“묻는 말에 똑바로 대답해. 너 어릴 때 혹시...”
그녀는 사모님을 향해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사모님은 강기준이 유부남이란 소식에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예쁘장한 얼굴의 정라엘을 보더니 또다시 흐뭇해졌다. 두 사람은 그야말로 선남선녀 커플이었다.
사모님은 방 카드를 강기준에게 건넸다.
“503호 방이고 침대 위에 물건들은 유료예요. 위에 가격이 다 적혀있어요.”
강기준은 고개를 끄덕이고 정라엘과 함께 방으로 올라갔다.
“방금 유료라고 한 물건들은 다 뭐지?”
정라엘은 마냥 의아했다.
강기준은 그런 그녀를 힐긋 쳐다봤다. 해맑은 눈동자에 호기심으로 가득 찬 그녀를 빤히 쳐다보다가 결국 아무 대답도 없었다.
503호에 들어서니 깔끔한 방안에 침대가 고작 하나뿐이었다.
정라엘은 시선을 푹 떨구었다.
‘한 침대에서 어떻게 자라는 거야?’
“정라엘.”
이때 강기준이 뒤에서 그녀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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