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세계에서 모든 일은 이제 우예린과 무관해졌다.
미션 세계에서 돌아온 후, 시스템은 그녀에게 무려 200억이라는 보상을 지급했다.
우예린은 인터넷 뱅킹으로 몇 번이나 확인한 후 침대 위에서 웃으며 몇 번이고 뒹굴었다.
현실 세계의 우예린은 사실 고아였고 누군가의 후원 덕분에 무사히 대학을 졸업할 수 있었다.
그녀는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 위해 후원자의 집으로 가던 중에 교통사고를 당했고 그 사고로 인해 시스템에 의해 미션 세계로 끌려가게 되었으며 살아남기 위해 박시언을 공략하는 임무를 수락했다.
아마도 태어나 처음으로 하는 연애라 그녀는 박시언의 몇 마디 달콤한 말에 정신을 못 차리고 이리저리 휘둘려 결국 돌아갈 기회마저 거절하고 그와 결혼해 아이까지 낳게 되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당시의 자신을 정말 죽이고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제 그런 날들은 다 지나갔고 다시는 떠올리기도 싫은 악몽이 되어버렸다.
우예린은 자리에서 일어나 거울 속의 자신을 바라보았다.
그녀가 미션을 수행한 10년 동안, 현실 세계에서는 겨우 1년이 흘렀으니 현실 세계의 그녀는 27세가 아닌 23세라는 얘기다.
그녀가 교통사고를 당하고 혼수상태에 빠진 후로 후원자는 몇 번이고 그녀를 보기 위해 찾아왔었던 모양이다.
방안을 가득 채운 걱정 어린 선물들을 보며 우예린은 후원자의 회사에 직접 찾아가 사과하기로 했고 혹시라도 그녀가 또 사고를 당할까 염려한 후원자는 직접 사람을 보내 그녀를 회사로 데려가도록 했다.
목적지에 도착하고 나서야 우예린은 자신을 후원해 준 사람이 바로 상류층 중에서도 가장 정점에 있는 가문인 강씨 가문의 강기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우예린은 순간 긴장감이 밀려와 두 손을 꼭 움켜쥐었다.
미션 세계에서의 박시언도 상류층에 속했지만 강기훈에 비하면 한참 부족했다.
비서는 아주 친절하게 그녀를 휴게실로 안내하고 따뜻한 차까지 내오며 말했다.
“우예린 씨,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대표님은 회의 중이라 15분 뒤에 오실 겁니다. 편히 계시고, 필요한 게 있으시면 언제든 불러주세요.”
“제 형님과 형수님이 돌아간 후 제가 조카를 데려오게 되었는데 아무래도 저는 남자인지라 여자아이에 대해 모르는 것이 너무 많더라고요. 그래서 우예린 씨에게 부탁드리고 싶네요. 저와 결혼해 그 아이의 엄마가 되어 주실 수 있나요? 아, 걱정하지 마세요. 결혼 후에도 저는 우예린 씨의 사생활에 간섭하지 않을 겁니다. 그저 저와 함께 아이를 돌봐 주시면 됩니다. 물론, 원치 않으신다면 지금 이 말은 없던 일로 하겠습니다.”
말을 마친 그는 긴장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런 부탁이 갑작스러운 걸 알면서도 그녀를 처음 본 순간부터 왠지 모르게 그녀가 적합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가 그녀를 살피는 동안 우예린도 그를 유심히 관찰했다.
강씨 가문은 가풍이 엄격하고 대대로 일처일부제를 고수했으며 가정에 사랑이 넘쳐 여태 불륜으로 인한 스캔들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강기훈 역시 그를 쫓아다니는 수많은 여성을 단호히 거절해 왔지만 상대의 체면을 최대한 지켜줄 만큼 신사답고 깔끔한 사람이었다.
우예린은 한참 고민하다가 말했다.
“그 아이... 만나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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