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마침내 거의 모든 사람이 강원우가 있던 자리 주변에 모였다.
처음에는 조용히 속삭이던 사람들도 점차 웅성거리기 시작했고 결국엔 온 피시방이 떠들썩해졌다.
“와, 미쳤다. 그 녀석이 전국 수석이라고? 말도 안 돼.”
“매년 괴물은 있다지만 올해는 특히 심하네.”
“나도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괴물 같은 녀석 앞에서는 그냥 얌전히 있어야겠어.”
“이거 완전 전설급 인재잖아. 전일고는 올해 또 엄청난 자랑거리가 생겼겠네.”
피시방의 소란스러움도 강원우라는 전설적인 인물의 탄생을 막을 수 없었다.
평소 학업에서 압도적인 실력을 자랑하던 수재 여학생도 전국 수석이라는 전설적인 타이틀 앞에서는 한참 부족해 보였다.
어쩌면 지금 이 순간 그녀는 이전의 자신이 강원우를 얕봤던 것에 대해 후회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강원우 같은 사람이 그녀에게 신경을 쓸 리는 없었다.
강원우는 여유로운 걸음으로 피시방을 나서더니 자전거에 올라탔다.
맑은 하늘 아래 자전거 벨 소리가 경쾌하게 울려 퍼졌고 그는 오래된 도시 외곽 방향으로 천천히 페달을 밟았다.
들판에는 꽃이 활짝 피었고 버드나무는 바람에 흩날렸다.
마치 강원우의 찬란한 미래가 이제 막 열리려 한다는 것을 암시하는 듯했다.
골목에 들어서자 고경표가 어떤 예쁜 여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녀는 바로 우아한 난초 같은 미모를 가진 허지민이었다.
허지민은 분홍색 자전거에 앉아 고경표에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
“나는 명주에 있는 예술대로 진학할 생각이야. 내일 명주로 가서 여름방학을 보낼 거야.”
그녀는 은방울 같은 웃음을 남기고 찬란한 무지개처럼 멀어져 갔다.
그 뒷모습은 마치 아름다운 저녁노을처럼 사람들의 기억에 깊이 새겨졌다.
그때 고경표가 강원우를 발견하고 물었다.
“어때, 성적은 잘 나왔어?”
“그럭저럭.”
강원우는 여유롭게 답했다.
고경표는 고개를 끄덕였고 빨리 집에 가야 했기에 더 깊은 대화를 나누진 못했다.
집에 도착하자 문 앞에 앉아 담배를 피우는 강지한, 부엌에서 저녁을 준비하는 민수아 그리고 문 앞에서 초조하게 그를 기다리는 강유라의 모습이 보였다.
강원우가 돌아오자 강유라가 활짝 웃으며 외쳤다.
“오빠다!”
강지한은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났고 민수아 역시 황급히 달려 나와 강원우의 손을 꼭 붙잡았다.
“서... 성적은 어때? 몇 점이야? 대학은 갈 수 있겠니?”
“570점이에요.”
강원우는 짧고 간결하게 답했다.
민수아는 허벅지를 내리치며 우는 소리를 내뱉었다.
“아이고, 원우야. 왜 그것밖에 안 나왔어. 그 성적으로 대학은 어떻게 가?.”
민수아는 570점일 거라고는 생각지 못하고 270점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강지한의 표정 역시 딱딱하게 굳었다.
‘끝났구나. 끝났어. 최악의 결과야...’
하지만 이때 가장 귀가 밝은 강유라가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그녀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강원우를 바라보며 물었다.
“오빠, 방금 몇 점이라고 했어?”
강원우는 최대한 평정심을 유지하며 다시 말했다.
“570점, 전국 수석이야.”
이번엔 분명하게 들리도록 성적과 전국 순위를 함께 말했다.
강원우의 평소 성적을 알고 있던 강지한과 민수아에게는 믿을 수 없는 수치였다.
처음 강원우가 560점 정도를 기록했을 때 하도진은 그가 부정행위라도 저지른 줄 알았다.
‘이제 보니 부정행위가 아니었네. 일부러 점수를 조절하고 있던 거였어!’
담배 한 개비를 다 피운 후 하도진은 다시 한 개비를 붙였다.
기분 좋게 담배를 음미하는 그는 즐거운 심정을 감출 수 없었다.
‘전국 수석. 말로만 듣던 전국 수석이야. 내 밑에서 전국 수석이 나왔다는 게 이런 기분이구나. 날아갈 것 같네.’
하도진은 전국 수석이 자신에게 얼마나 큰 영광과 이익을 가져다줄지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상금도 억 단위겠지? 이거면 승진도 떼놓은 당상일 거야.’
더 중요한 것은 전국 수석을 배출해 낸 강천 고등학교의 영향력은 더욱 강해질 거라는 사실이었다.
강진시에서 80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전일 고등학교에서는 수석을 배출한 적이 있었지만 다른 학교는 차석 학생을 배출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런데 강천 고등학교에서 전국 수석이 나왔으니 이건 학교의 명성과 위상을 크게 높여줄 사건이었다.
하도진은 기쁜 마음으로 교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하도진이 너무 흥분하자 교장은 그의 말을 믿어주지 않았고 오히려 농담으로 치부했다.
몇 번을 더 확실히 설명하고 자세히 상황을 전하자 결국 교장은 이 좋은 소식을 믿게 되었다.
그리고 교장은 기뻐서 그 자리에서 기절할 뻔했다.
한편 강원우의 전 담임인 이용진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수중에 든 성적표를 확인한 이용진의 얼굴에는 만족과 자부심으로 물들어 있었다.
‘이 기수 학생은 성적이 뛰어나네. 간수연은 553점... 차석을 노려볼 수도 있겠어.’
이용진은 담배에 불을 붙이고 차를 한 모금 마시며 생각했다.
‘이모부 덕에 좋은 반을 맡게 되었는데 상금도 많이 나오겠어.’
그런데 바로 그때 그의 핸드폰이 갑자기 울렸다.
화면을 보니 이모부 설동민의 전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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