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목소리가 그리 높진 않았지만 장내에 있던 모든 이는 동작을 멈추고 멍하니 넋을 놓았다. 바로 이때 또다시 문이 열리고 박도하가 안으로 들어왔다.
아수라장이 된 현장과 물에 흠뻑 젖은 차윤서를 본 순간 그는 미간을 구기고 언짢은 기색을 드러냈다.
“다들 뭐 하는 거야?”
이 남자가 차윤서 때문에 화를 다 내다니? 잠시 정적이 흐른 뒤, 누군가가 아양을 떨면서 해명했다.
“왜 그래, 도하야? 우리 그냥 윤서한테 장난 좀 친 거야. 너무 신경 쓰지 마.”
“장난을 이딴 식으로 쳐?”
박도하는 친구들의 해명을 전혀 들어주지 않았고 이 상황이 가장 당황스러운 건 아무래도 차윤서였다.
몇 년간 박도하가 그녀에게 쌀쌀맞게 대하니 친구들도 덩달아 놀려줬을 뿐이고 이제 이런 능멸과 괴롭힘에 적응이 다 됐는데 뜬금없이 편들어주는 건 왜일까?
“네가 항상 그리워하던 사람이 마침 돌아왔잖아. 윤서가 자리를 내줘야...”
누군가가 실실거리면서 이 일을 흘려 넘기려 할 때 박도하가 단호하게 말을 잘랐다.
“닥쳐!”
어리둥절해 하는 친구들을 무시한 채 그녀를 데리고 자리를 떠나려 했는데 마침 송이나가 안으로 들어왔다.
떠나가려는 박도하의 모습을 보자 그녀가 대뜸 입을 삐죽거렸다.
“도하야, 게임하다 말고 어디 가? 나 이제 막 귀국해서 간만에 재미있게 놀려고 하는데 그냥 가게?”
순간 박도하는 망설이기 시작했다. 좀 전까지 단호하게 차윤서를 데리고 나가려던 기세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윤서야, 좀 더 버틸 수 있겠지?”
차윤서는 고개를 숙이고 저 자신을 내려다보다가 실소를 터트렸다.
옷은 이미 흠뻑 젖었고 이마가 피범벅이 되었는데 좀 더 버틸 수 있겠냐니?
이제 더는 그와 따져 물을 여력조차 없었다.
“그래, 괜찮아.”
박도하는 무슨 큰 허락이라도 받은 것처럼 한숨을 돌리고 소파에 앉았고 다른 사람들도 얼른 그와 송이나를 둘러쌌다.
뭇사람들은 좀전의 진실게임을 이어갔는데 첫판부터 박도하가 걸렸다.
“도하 넌 처음 마음 설렜을 때가 몇 살이었어?”
누군가는 그와 송이나를 번갈아 보며 뻔한 대답을 기다렸다.
한바탕 떠든 후 송이나가 머리를 들고 살짝 거만한 표정으로 차윤서를 바라봤다.
“윤서 씨 혼자 거기서 안 심심해요? 같이 놀아요!”
“그래, 같이 놀자, 윤서야.”
차윤서도 딱히 거절하지 않았고 뭇사람들은 다시 게임판을 벌렸다.
이번엔 마침 차윤서가 걸려들었다.
그녀는 침착하게 질문을 기다렸다.
“지금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여기 있어?”
“에이, 질문이 너무 쉽잖아!”
“그러게 말이야. 이 바닥에서 차윤서가 우리 도하 얼마나 사랑하는지 모르는 사람이 또 있냐고?”
여기저기서 불만이 터질 때 차윤서가 천천히 고개를 내저었다.
“아니, 없어.”

ความคิดเห็น
ความคิดเห็นของผู้อ่านเกี่ยวกับนิยาย: 애초에 널 사랑하지 않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