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우는 멈칫했고 무의식적으로 강유나의 배를 보며 믿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
"지우게요?"
강유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테이블에 놓여있는 유골함을 바라보았다. 그동안 일어난 일들이 떠오르자 그녀는 극도로 실망했다.
그녀는 창밖의 풍경을 보며 입술을 깨물었다.
"빚지고 싶지 않아요."
오현우는 한참 지나서야 반응했고 그녀가 단호하자 그는 눈썹이 미세하게 떨렸고 심장이 쿵쾅거렸다.
그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충동이 생겼는데 그로 인해 얼굴에 드리웠던 침통한 기색이 희미하게 흔들렸다.
"네."
그는 내심의 초조함을 누르고 쉰 소리로 말했다.
"걱정 마세요, 제가 아는 사람이 있어요, 오늘 밤에 수술할 수 있게 할게요."
그러고는 강유나가 답하기도 전에 재빨리 떠났다.
-
늦은 밤, 본가의 마을에 갑자기 눈이 내렸다.
진영재는 옥탑방에 서서 밖을 내다보았는데 정원이 텅 비어있었고, 몇 년 전 그때처럼 불은 환했지만 여전히 침울한 기운들이 가득했다.
그는 고개를 숙이고 라이터를 만지작거렸는데 "틱"하고 불길이 솟아오르더니 이내 연기가 되어 사라졌다.
오늘이 지나면 바로 입동이었다.
그는 이런 절기가 제일 싫었다. 그는 미세하게 미간을 찌푸렸고 마음속에 품었던 감정들이 부글거렸다.
그는 자신이 청하촌으로 보내졌던 날도 이런 우중충한 날씨였던 걸 영원히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마을 어구에서 허 집사가 허리를 숙이고 그의 어깨를 잡고 의미심장하게 여러 번 당부했다.
"명심해요!"
허 집사가 힘이 아주 셌기에 그는 어깨가 아파 났다.
"얼마나 오래 걸려도 무조건 참아야 해요, 명심하세요!"
그는 이상하게 고집을 부렸다.
"도련님이 진씨 가문 핏줄이니까 언젠가는 데려갈 겁니다!"
이건 시작일 뿐이었다.
결과가 아니었다.
진영재는 어렸을 때 허 집사의 말뜻을 몰랐지만 몇 년이 지나고 나서 그 말이 현실일 될 줄 몰랐다.
진씨 가문에서 정말 사람을 보냈다.
그가 서태연의 위패를 들고 더럽게 쫓겨났었지만 결국 진씨 가문 자손의 명의로 다시 돌아와야 했다.
그는 진영철이 왜 자신을 포기했는지 알지 못했고 왜 또 자신을 데려왔는지 알 수도 없었다.
하지만 강유나의 입을 통해 모든 걸 알게 되었다.
둘러보니 진씨 가문에는 서태연의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커다란 본가에 죽은 사람도 용납해주지 않았다.
모두 서태연의 탓이라는 거였다.
진영재는 미간을 찌푸리고는 표정변화 없이 웃고는 진지하게 말했다.
"아니에요, 할아버지, 살아 있는 사람은 원래 돌아간 분을 귀찮게 하면 안 되죠, 제가 아버지랑 친하지 않았으니 함부로 방해하지 않겠어요."
진윤성이 죽을 때까지 그한테 말 한마디도 남기지 않았고, 두 사람이 만난 적도 없었으니 친정이 있었을 리가 없었다.
그는 멈칫하고는 미간을 찌푸리고 주위를 돌아보았는데 마침 몇 미터밖에 있는 굳게 닫힌 문을 보았다.
"게다가..."
진영재는 미간을 찌푸리고는 창가옆에 서서 비꼬는 말투로 말했다.
"문 밖에 사람들이 저렇게 많은데, 제가 실수로 여기 있는 물건을 망가뜨리기라고 하면, 아주 절 죽이지 않겠어요?"
그의 말이 끝나자 방의 분위기가 바로 얼어붙었다.
두 사람은 모두 밖에 있는 경호원들이 진영재를 쉽게 보내지 않을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한참 지나서 진영철은 자상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럴 리가, 둘 째야, 넌 내 친손자야."
하지만 그가 눈을 게슴츠레 뜨고 보았지만 그 뒤에 감춰진 날카로움이 숨겨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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