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나는 그날 이후 앓아누웠고 떠나려던 결연함이 사라졌고 힘 없이 시체처럼 집에서 멍하니 있었다.
하인은 그녀가 죽을까 봐 진영재한테 전화를 몇 통이나 했지만 그는 매번 다급하게 사람을 잘 보살피라고 했고 나머지는 자신이 돌아와서 처리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도 그가 돌아오지 않았고, 시간이 지나자 소문들이 더 많아졌다.
그들은 사적으로 인터넷의 스캔들과 함께 호박씨를 깠다. 진영재가 새로운 여자가 좋아져서 강유나를 버렸다는 둥, 그래서 그녀를 여기 버리고 며칠에 한 번씩 안부만 묻는다면서, 아마 새로운 여자와 시간을 보낸다고 했다.
이 사람들은 원래 진씨 가문에서 주는 월급으로 생활했기에, 강유나와 엄마의 소문에 관해서도 들었던 적이 있었다. 진영재도 강유나의 생사를 상관하지 않았기에 그들도 위층에 가보려고 하지 않았다.
강유나는 그렇게 며칠 동안 방에서 아팠다.
그녀는 매일 눈물을 흘렸고 김선영이 자신을 미워하면서 왜 자신을 위해 뒷길을 마련해 줬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녀는 고통에 빠져 먹지도 마시지도 않았기에 며칠 만에 아주 많이 야위었고 얼굴에 혈색이 없었다. 하인들이 그녀를 찾아왔을 때, 그 모습에 완전히 놀랐다.
그녀가 죽은 줄 알았던 것이다.
그런데도 하인은 딱딱하게 그녀한테 말해주었다.
"아가씨, 진 대표님이 오늘 돌아오신답니다."
어둑한 방, 침대에 쪼그리고 있던 강유나는 그 이름을 듣고 눈빛이 어두워졌다.
"알겠어요."
그녀는 쉰 소리로 답했고, 천천히 고개를 돌렸는데 마침 먼지가 쌓인 은행카드를 보게 되었고, 김선영의 유언이 떠올라, 뭔가를 결심하고 비틀거리며 침대에서 내려 욕실로 향했다.
마무리해야 할 일들이 있었다.
새벽 한 시.
문이 열렸고 현관에서 기다리고 있던 강유나가 억지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왔네."
그녀는 곰돌이 푸가 그려진 앞치마를 입고 있었다. 색이 조금 바랬지만 그건 이 집에 입주하던 날, 진영재가 같이 가서 사 온 것이었다.
그러나 진씨 가문이 큰 가문이었기에 그녀가 이런 일들을 하는 걸 싫어해서, 한 번도 입은 적이 없었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오늘은 두 사람이 연애한 지 10년 되는 기념일이었다.
강유나는 특별히 음식을 가득 차렸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진영재가 갑자기 늦게 온다고 해서, 그녀는 앞치마를 입은 채로 식탁에서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시간이 많이 흘렀기에 식탁의 음식들도 식어버렸다.
진영재가 돌아오자 하인이 강유나보다 빨리 슬리퍼를 건넸다. 그녀가 기다리고 있자 그는 덤덤하게 힐끗 보고는 그녀가 하고 있는 앞치마를 보고 순간 멈칫했지만 재빨리 그녀를 지나 거실로 들어갔다.
"이런 일은 하인한테 맡기면 돼."
그는 결벽이 있었기에 핑계를 대고 위층에 샤워하러 갔고 강유나를 혼자 커다란 주방에 두었다.
그녀는 혼자 식탁에 앉았다, 식탁에 있는 음식들은 이미 너무 데워서 색이 변했고 한 입 먹었는데 신 맛이 조금 났다.
아주 맛없었다.
강유나는 고개를 떨구었고, 젓가락을 쥔 손을 떨었다. 위도 아파 났고 입에서도 쓴 맛이 났다.
이 음식들은 그녀가 진작에 만든 것이었다. 하지만 진영재는 계속 핑계를 대고 밀어냈고 그가 제일 좋아하는 계란볶음도 먹지 않았다.
강유나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2층 계단 쪽을 바라보았다. 지금은 하인들이 모두 쉬러 갔기에 그녀는 생각하다가 일어나 소파 곁에 두었던 종이들을 다시 식탁에 꺼내 놓았다.
아주 선명한 자리였고 진영재가 쉽게 발견할 곳이었다.
강유나가 모든 걸 끝냈는데, 옆에서 휴대폰 진동이 울려서 고개를 돌려보니, 진영재가 소파에 휴대폰을 두고 간 걸 보았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진영재한테 가져다주려고 했지만, 손이 그의 휴대폰에 닿은 순간, 자기도 모르게 진영재의 카톡을 클릭했는데 마침 읽지 않은 메시지가 있었다.
그녀의 앞치마처럼 귀여운 곰돌이 푸였다.
상대방이 물었다- 만약 그때 내가 가지 않았으면 우리 결과가 달랐을까?
문자를 보낸 사람은 바로 민연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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