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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연 นิยาย บท 62

새벽, 진영재는 잠에 들지 못했고 아직도 어젯밤 옷을 입고 있었다. 눈밑이 시커맸고 피곤함이 가득했다. 그가 아래층으로 내려오는데, 다급 해하면서 계단으로 뛰어오는 하인과 마주쳤다.

두 사람이 서로 부딪쳤고, 하인은 무표정인 진영재를 보고는 깜짝 놀라서 다리를 내리치며 문 밖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대표님, 큰일 났어요, 강유나 씨가 도망갔어요!"

그러고는 진영재가 탓할까 봐 겁이 났고, 두 사람이 이상한 것 같아 바로 이어 말했다.

"걱정 마세요, 찾아오라고 사람을 보냈어요!"

"됐어요."

하인을 지나가면서 진영재는 멈칫하고는 무표정으로 말했다.

"가게 내버려 두세요."

그러면서 긴 다리로 마지막 계단을 내려갔다. 식탁을 지나갔는데, 강유나가 너무 조용하게 갔는지, 아니면 그녀가 없어져서 하인들이 다급해졌는지 나머지 음식들을 정리하지도 못했다.

식탁에는 어젯밤에 강유나가 직접 만든 음식들이 말라 있었는데 대충 보아도 눈에 거슬렸다.

진영재는 멈칫했고 안경을 위로 밀고는 그렇게 멍하니 계단 옆에 서 있었다.

하인도 멍해졌다. 그는 진영재가 왜 갑자기 강유나를 보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분명 며칠 전까지만 해도 무조건 사람을 잘 지키라고 했었는데 말이다.

하지만 사장이 말했으니 부하 직원들은 감히 더 묻지도 못했다. 오히려 진영재가 식탁에 있는 음식들을 보며 생각에 잠기자 그녀는 자신이 일을 제대로 못해서 진영재가 화난 줄 알았다.

하인은 바로 반응하고는 재빨리 식탁으로 뛰어가며 말했다.

"대표님, 걱정 마세요, 제가 바로 깨끗이 치울게요."

하인이 식어서 변해버린 토마토 계란볶음을 쓰레기통에 버리려고 하자 진영재는 움찔했고 바로 제지했다.

"아니요."

하인은 의아해서 그를 돌아다보았다.

그녀가 쳐다보자 진영재는 바로 태연한 척했고 하인한테서 그릇을 건네받으며 말했다.

"가보세요."

하인은 의아했지만 더 말하지 못했다. 진영재만 혼자 남게 되었다.

진영재는 이미 덩어리가 되어버린 음식을 보며 미세하게 미간을 찌푸렸다.

그도 당연히 어젯밤이 두 사람이 함께한 10년 되는 기념일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는 일부러 늦게 온 것이었다.

그는 자신이 말을 꺼내지 않으면 강유나가 묻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이렇게 된 이상, 말을 꺼내지 않는 게 더 나을 수도 있었다.

그리고 다른 건...

그는 숨을 크게 들이쉬고는 미간을 찌푸리고 이를 악물고는 연속 뒤로 넘겼는데, 제일 밑에는 은행카드가 한 장 있었다. 그는 강유나의 물건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위에는 메모가 적혀 있었고 두 마디만 적혀 있었다.

그녀는-

진영재, 이 돈은 돌려줄게, 네가 그때 날 위해 집을 판 돈 갚은 거야.

마지막 한마디.

목숨 하나랑, 카드 한 장으로 우리 빚을 청산한 거야, 다시는 보지 말자.

진영재는 강유나를 잘 알고 있었다. 그녀의 필체는 아주 예뻤는데 이번에는 달랐다. 글에 힘을 가득 주었고 필체에 원망이 가득했다. 펜 끝이 종이를 뚫었는데 글씨마다 다시는 만나지 않겠다는 결연함이 가득했다.

"청산?"

그는 가슴 깊은 곳에서 서늘한 냉기를 느꼈다. 손에 쥔 카드가 반으로 갈라질 정로도 힘을 주었고 아예 두 조각으로 부러뜨려 버렸다. 그는 눈길 한 번 주지 않고는 상해버린 토마토 계란 볶음과 함께 쓰레기통에 던져 버렸다.

모든 것을 끝내고 등을 돌려 걸음을 옮기려다, 문득 무언가 떠올라서 바지 호주머니를 뒤적거리더니 반지를 하나 꺼냈는데 위에는 오랜 세월의 흔적으로 광택을 잃은 작은 다이아몬드가 박혀 있었다.

그는 잠시 반지를 내려다보며 침묵했고 한참 지나서 뭔가 결심한 듯 반지도 쓰레기통에 던져 버렸다.

그리고는 침을 꿀꺽 삼키고 말했다.

"이번에야 말고 진짜 끝인 거야."

다시는 만나지 않을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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