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나는 정승철이 뭔가 알아챈 것 같았다. 오늘 내내 그는 강유나의 부모에 관해 묻지 않았고 오히려 그녀와 청하촌의 그동안의 변화에 관해 얘기했고, 큰 도시의 번영에 관해 말했고 자신이 몸이 전보다 많이 안 좋아졌다는 것들을 말했다.
분명히 별로 본 적이 없었고, 같은 마을 사람들끼리 정이 있다고 해도 부모님들의 정이었다.
강유나는 입술을 오므렸다. 정승철이 일부러 고개를 돌려 자신과 눈을 마주치려 하지 않자 그녀는 갑자기 알아챘다.
역시나, 혼자 고향으로 돌아왔고, 가족 얘기에 난감 해하자, 결국 어른들한테 들키고 만 것이다.
조심스럽게 보호를 받자 강유나는 목이 메어왔고 코끝이 찡해 났다. 그녀는 숨을 크게 들이쉬고는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주위를 둘러보았고 겨우 나오려는 눈물을 참았다.
한참 지나서야 강유나는 겨우 감정을 추스르고 고개를 숙여 방 카드를 보았는데 뒤에 예쁜 낙서가 그려져 있는 걸 보고는 그녀를 보며 흔들며 물었다.
"혹시 실내 디자인 전공이에요?"
정다연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맞아요, 맞아요!"
그녀는 바로 정승철의 팔을 놓고는 신이 나서는 양팔을 벌리면서 자리에서 빙그르르 돌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이 민박집, 안팎으로 전부 제가 디자인한 거예요, 대단하죠?"
정다연은 잔뜩 들떠서 "칭찬해 주세요"하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조용히 바라보던 강유나는 한껏 꿈에 부푼 그녀를 보며 자신의 전공이 떠올랐다. 그녀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차분하게 칭찬했다.
"확실히 좋네요."
용감하게 자신의 꿈을 찾고 창업을 한 사람들은 확실히 대단했다.
정승철은 옆에서 한참 구경하다가 그 말을 듣고는 손가락으로 정다연의 이마를 콕 찍으며 말했다.
"대단하긴 뭐가 대단해?"
그는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이런 민박집 운영해서야, 1년 내내 오는 사람이 몇 없어. 집이야 자기 거지만, 운영하려면 비용이 드는 법이야, 이렇게 대충 굴리다간 언제 본전 뽑겠어?"
지금의 청하촌은 이미 휴양지로 통합되었고, 사방팔방이 교통이 편리해서 사시사철 관광객으로 북적였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풍경 덕분에 항상 사람이 많았다. 이곳에는 민박이 많지 않아 경쟁도 심하지 않을 텐데, 왜 사람들이 오지 않는 걸까?
강유나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옆에서는 정승철이 계속 정다연을 타박하며 잔소리를 했다.
"너도 참, 대학까지 나와서 잘 나가는 대기업에서 일하면서 편하게 살지, 대체 왜 말도 안 듣고 시골 창업을 하겠다고 고집부린 거야? 네 부모님도 다 외지로 나가 고생하면서 돈 벌잖아, 너도 현실적으로 살면 안 돼?"
정다연은 나이가 어렸기에, 강유나 앞에서 혼나자 바로 눈시울이 붉어졌다. 하지만 다른 사람 앞에서 정승철을 반박할 수 없어 하는 수 없이 얼굴이 새빨개져서 억울 해하며 서 있었다.
어찌 됐든 정승철이 대출을 갚아줬기에 그녀는 화를 낼 자격이 없었다.
두 사람이 다투자, 강유나는 어색해졌고, 정다연이 더 혼나는 게 싫어, 재빨리 캐리어를 들고 정다연을 손을 잡고는 정적을 깼다.
"늦었어요."
정다연이 눈가가 촉촉해서 자신을 바라보자 그녀는 입꼬리를 올리고 미소를 짓고는 뒤돌아 정승철한테 부드럽게 말했다.
"아저씨, 오늘 감사했어요. 제가 처음 와서 여기가 익숙지 않아요, 다연이가 절 도와 같이 짐을 옮겨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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