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를 들어 진짜 촬영감독이라면 처음부터 캐스팅 과정에 참여해 촬영의 영감을 얻어야 할 수도 있다.
혹은 남다른 책임감을 가지고 있어 공정한 심사를 직접 감독하려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오거스트는 느긋하게 의자에 몸을 기대며 태연한 목소리로 말했다.
“친구를 따라왔어요. 긴장하는 것 같길래 좀 편하게 해주려고요.”
“친구요?”
강하나는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혹시 정우 씨 말씀하시는 거예요?”
오거스트는 입을 크게 벌려 웃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벌써 정우 씨라고 부르다니,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대단한데요?”
“뭐가 대단하다는 거죠?”
강하나는 오거스트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채 고개를 갸웃거렸다.
“근데 아까 정우 씨가 긴장한다고 했어요?”
오거스트는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정우 그 녀석 장난 아니게 긴장했던데요.”
‘방금 정우 씨가 그렇게 딱딱하게 굳어 있던 이유가 단순히 긴장 때문이었어?’
그저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해 가만히 있는 줄 알았는데 사실은 몸이 얼어붙을 정도로 긴장하고 있었다니. 하지만 강하나는 그게 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정우 씨가 긴장할 성격은 아닌 것 같은데요?”
그러자 오거스트는 더 크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맞아요, 정우는 그런 성격이 아니에요. 나도 정우를 오래 봐왔지만 긴장하는 모습은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요. 그런데 오늘은 정말 긴장했더라고요. 이상하지 않아요?”
“그러게요.”
강하나도 진심으로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 정도 실력에 그들의 관계를 생각하면 이 배역을 따내는 것은 거의 확정적이었다.
그런데도 긴장한다니 도대체 왜일까.
그 순간 오거스트가 갑자기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
“이상해, 너무 이상해. 예전부터 조금씩 이상하긴 했지만 최근 들어 더 이상해졌어. 하지만 이런 변화, 꽤 재미있단 말이지. 하하하.”
강하나와 함께 있던 세 명의 조감독은 동시에 오거스트를 바라보았다. 그들의 눈빛에는 동일한 세 글자가 적혀 있었다.
‘미친놈.’
그때 이정인이 방으로 들어왔다.
“여러분, 밖에 준비가 다 끝났습니다. 오디션을 시작해도 될까요?”
이정인은 마이크를 잡고 간단한 소개를 한 뒤 배우들에게 룰을 설명했다. 이윽고 배우들은 차례로 원통 속에서 무작위로 배역을 뽑기 시작했다.
강하나는 처음에는 담담한 태도로 지켜보았지만 단정우 차례가 되자 갑자기 긴장감이 몰려왔다. 단정우의 행동 하나하나에 괜히 신경이 쓰였다.
어디를 봐야 할지도 모른 채 잠시 고민하다가 결국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었다. 그 순간 강하나의 시선이 단정우의 눈과 정확히 마주쳤다.
자신도 깨닫지 못한 사이 그녀의 차가운 눈빛 속에서 평소에만 볼 수 있는 부드러움이 얼핏 스쳐 지나갔다.
그러나 단정우는 재빠르게 시선을 피하며 조용히 제비를 뽑아 자리로 돌아갔다.
조감독 중 한 명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단정우 씨는 외모가 정말 뛰어나네요. 이 얼굴에 이 비율이라면 굳이 우리 영화가 아니라 로맨스 드라마 하나만 찍어도 스타가 될 텐데요.”
강하나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저 얼굴이면 드라마에서도 충분히 통하겠죠.”
그러자 조감독이 다시 말을 이었다.
“하지만 단순한 미남형 얼굴은 아니에요. 눈빛이 너무 깊고 스토리텔링이 강해서 그냥 로맨스만 하기엔 아까워요. 영화배우로 가는 게 더 맞는 것 같아요.”
강하나는 그를 힐끗 바라보며 물었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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