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헌에게 상황 수습을 맡기는 건 포기하기로 한 강하나가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우리 같이 기자회견부터 열자. 얼마 전부터 별거 중이었고 이혼 준비 중이라고. 서다은 그 여자랑은 별거 후부터 만난 거니 외도라고 할 순 없다고 말이야.”
‘이렇게 하면 지금까지 사랑꾼인 척해왔던 박지헌의 이미지가 무너지는 일은 없을 거야. 서다은 그 여자도 상간녀라는 욕을 안 들어도 될 테고. 난 할 만큼 한 거야. 이번 사태로 이정 그룹 주가에 문제가 생겨도 내 탓은 못 하겠지.’
하지만 박지헌은 이번에도 한참을 침묵했다. 강하나의 마지막 인내심까지 사라지려던 순간, 그가 입을 열었다.
“그래. 언제 열 거야?”
“빠르면 빠를수록 좋겠지?”
“내일 점심 어때? 준비는 내가 할게.”
“그래.”
박지헌과 통화를 마친 강하나는 바로 장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변호사님, 이혼 준비는 어떻게 되어 가고 있나요?”
방금 전 기사를 접한 장 변호사는 왠지 흥분한 목소리였다.
“은행 쪽에는 절차 밟고 있으니 일주일 뒤면 전부 정리될 겁니다. 박지헌 대표만 제대로 협조하면 보름 안에 모든 걸 끝낼 수 있습니다. 설령 합의를 보지 못하고 소송으로 간다고 해도 외도 기사까지 떴으니 저희가 압도적으로 유리합니다.”
‘보름? 그래 그 정도는 기다릴 수 있어.’
모든 통화를 마치고 멍하니 앉아 있던 강하나는 한참 뒤에야 테이블 위에 놓인 주스를 발견했다.
화풀이라도 하듯 주스를 벌컥벌컥 마시던 강하나의 표정이 살짝 풀어졌다.
‘목이 타서 대충 마시려고 했더니 맛있잖아? 그런데 누가 이걸 만들었지...’
다음 순간 그녀의 시선이 옆에 가만히 앉아 있는 단정우에게로 향했다.
‘아, 정우 씨도 있었지?’
하지만 그녀가 고맙다는 말을 하기도 전에 단정우가 먼저 웃어 보였다.
“네, 정우 씨도 잘 자요.”
침실로 돌아온 강하나는 여전히 손에 꼭 쥐고 있는 주스 컵을 발견하곤 피식 웃었다.
침대에 앉은 그녀는 반쯤 남은 주스를 전부 마신 뒤 쿠션 하나를 챙겨 품에 안고는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이번 생에 사랑했던 남자라곤 두 명뿐인데 어쩜 다 배신을 당하냐. 한 명은 썸 타는 단계에서 여자 친구를 사귀었고 다른 한 명은 결혼까지 하고 날 사랑하는 척하다 결국 다른 여자랑 바람을 피웠지. 그 여자한테는 나에게 잘해줬던 건 초라하게 느껴질 정도로 지극정성이었고. 왜? 왜 내가 좋아하는 남자들은 다 다른 여자를 선택하는 거지? 내가 예쁘지 않아서? 내 성격이 별로라서?’
강하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하긴. 난 항상 버림받는 쪽이었지.’
그녀의 엄마는 아무런 미련도 없이 그녀를 떠났고 믿었던 아빠마저 그녀를 버리고 새로운 가정을 이루었다.
바람 빠진 인형처럼 침대에 쓰러진 강하나의 기분은 점점 더 울적해졌다.
‘평생 날 사랑해 줄 남자는 없는 걸까? 하긴... 이젠 이혼녀 딱지까지 달게 생겼으니 앞으론 그런 사람을 만나기 더 어렵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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