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나는 고개를 들었다. 활짝 핀 장미 정원에서 한 남자가 걸어나오는 것이 보였다.
마치 수묵화 속 인물 같은 남자였다.
오뚝한 콧날, 가느다란 입술, 뚜렷한 윤곽 속에서도 어딘가 부드러운 인상이 스쳤다. 그의 목소리는 차분하면서도 한기에 젖어 있었다.
헐겁게 맨 넥타이 아래로 어렴풋이 드러난 뚜렷한 쇄골을 보자 순간적으로 ‘옥처럼 맑은 피부’라는 표현이 떠올랐다.
강하나는 그 남자를 바라보다가 손에 들고 있던 안경을 깜빡했다가 그가 손을 내밀었을 때에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죄송해요.”
그녀는 반사적으로 안경을 그의 손바닥 위에 올려놓으려다 문득 떠올랐다.
“제가 실수로 밟았어요. 아마 부서졌을지도 몰라요. 한번 확인해 보세요.”
“괜찮습니다.”
그가 담담하게 말하자 강하나는 더 이상 주저할 수 없어서 결국 안경을 그의 손 위에 내려놓았다.
솔직히 말하면 그 남자의 손바닥에 손끝이 닿았을 때 순간적으로 걱정이 들었다. 혹시라도 자신과의 접촉을 불쾌하게 여기지는 않을까.
하지만 그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다만 시선을 내리깔고 하얀 손수건으로 안경테를 조심스레 닦을 뿐이었다.
강하나는 남자의 손가락에 시선이 갔다.
길고 단정한 그의 손가락은 뼈마디가 선명하고 손톱은 깔끔하게 다듬어져 있었다. 윤이 나는 옥처럼 매끄러웠다.
‘어떻게 손가락마저 이렇게 완벽할 수 있을까? 타고난 걸까? 아니면 철저한 관리의 결과일까?’
“이 안경... 비싼 거죠?”
그가 조용히 안경을 닦고만 있자 강하나가 먼저 말을 꺼냈다.
“가격이 얼마든 제가 보상해 드릴게요.”
그제야 그는 고개를 들고 희미한 미소를 띠며 부드럽게 말했다.
“괜찮습니다.”
‘... 괜찮다고? 실수한 사람이 눈앞에 버젓이 있는데도 보상을 원하지 않는다는 건가? 혹시 돈이 많아서 신경 쓰지 않는 걸까? 아니면 사람 자체가 너그러운 걸까?’
“두 사람 만났네요!”
그런데 눈앞의 이 남자는... 마치 안개 속을 들여다보는 기분이었다.
그냥 잘생긴 게 아니었다. 너무 잘생겨서 오히려 현실감이 없었다.
표정도 담담했다. 무엇에도 관심이 없는 듯한 생기를 잃은 듯한 분위기. 왠지... 살아 있는 사람 같지가 않았다.
‘이런 사람이 카메라 앞에서 다양한 감정을 연기할 수 있을까?’
“그럼 연우 씨가 영상 몇 개 보내주면...”
“강하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박지헌의 목소리가 그녀의 말을 끊었다.
강하나는 본능적으로 미간을 좁혔다.
“여기 있었구나. 한참 찾았어.”
박지헌은 단숨에 그녀에게 다가와 허리를 감싸려 했다.
그러자 강하나는 재빨리 몸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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