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헌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짜증이 확 났지만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았다.
대신 그는 장연우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장 작가님, 안녕하세요. 저는 이정 그룹의 대표 박지헌입니다. 아까는 오해가 있었던 것 같네요. 불쾌하게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장연우는 진심으로 신경 쓰지 않았다.
고작 몇 마디 험한 말 들은 것뿐, 별일 아니었다. 강하나에게 민폐를 끼친 게 아니라면 그는 정말로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박지헌과 길게 대화하고 싶지는 않았다.
“괜찮습니다.”
짧게 대답한 뒤 장연우는 슬쩍 단정우의 뒤로 몸을 숨겼다. 박지헌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이분은?”
박지헌의 시선이 단정우에게 향했다.
어딘가 따져보려는 듯한 눈빛. 그리고 그 속에는 이유 모를 적대감이 섞여 있었다.
장연우가 소개하려는 찰나 단정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
“단정우입니다.”
“단정우 씨, 혹시 어느 분야에서 일하십니까?”
“배우입니다.”
“아!”
‘배우’라는 말을 듣는 순간 박지헌의 관심이 싸늘하게 식었다.
그의 눈빛에 대놓고 경멸이 스쳤다.
‘배우라니, 그저 사람들의 오락거리일 뿐이지. 별 볼 일 없는 직업.’
더 이상 그에게 흥미를 느끼지 못한 박지헌은 시선을 돌렸다.
이제 그의 관심은 오직 한 사람에게만 향해 있었다. 강하나.
“하나야, 너 대체 언제까지 이럴 생각이야?”
그는 다정한 어조로 말했다.
“아버지가 오늘 저녁엔 집에 오라고 하셨어. 지금 시간을 봐, 갈 수나 있겠어? 내일 아침 비행기를 타야 하니까 오늘 밤엔 꼭 들러서 인사라도 드리고 사과하자.”
무슨 연인이라도 된 듯한 말투였다.
박지헌이 아주 애틋하고 다정한 남편인 척을 하자 강하나는 속이 뒤틀렸다.
하지만 낯선 사람들 앞에서 사적인 문제를 드러내고 싶지 않아서 최대한 감정을 누르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쪽으로 가서 얘기해.”
정원의 작은 길을 건너면 한적한 복도가 있었다. 사람들의 시선에서 벗어난 곳이었다.
강하나는 복도의 기둥에 기대어 서서 박지헌이 따라오길 기다렸다.
잠시 후 두 개의 손이 그녀의 눈을 가렸다.
“뭐 하는 거야?”
강하나는 당황했고 본능적으로 몸부림쳤다.
하지만 그의 손은 쇠사슬처럼 단단해서 도무지 빠져나갈 수 없었다.
“손 놓으라고!”
“조용히 따라오면 놓아줄게.”
그녀가 저항하면 할수록 박지헌은 점점 더 화를 냈다.
그의 손에 힘이 더 들어갔다. 움켜쥔 손목이 아플 정도로.
“지헌 씨!”
그렇게 실랑이를 벌이며 둘은 다시 정원을 지나 작은 길로 들어섰다.
그리곤 단정우와 장연우가 있는 곳까지 이르렀다.
두 사람은 대화 중이었다. 하지만 강하나와 박지헌의 모습에 둘 다 순간 얼어붙었다.
특히 장연우의 얼굴에는 순수한 충격이 스쳐갔다.
‘내가 알던 하나 씨 맞아?
그가 아는 감독 강하나는 누구보다 강하고 한 번 정한 것은 반드시 해내는 사람이었다. 결코 누구에게도 휘둘리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런데 지금 그렇게 단호한 사람이 남자의 손에 이끌려 무력하게 끌려가고 있다. 마치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그저 조종당하는 인형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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