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만났네. 사모님한테 고맙다고 인사라도 해야겠어. 덕분에 우리 자기 얼굴도 보고.”
박지헌은 입꼬리를 올리더니 강하나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훑어보았다.
“이 치마는 언제 샀어? 처음 보는 건데?”
이혼하게 됐음에도 불구하고 강하나가 혀를 내두르는 박지헌의 능력이 딱 하나 있다.
그건 바로 그녀가 입었던 모든 옷, 신었던 모든 신발, 착용한 모든 액세서리를 하나도 빠짐없이 기억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상에 이런 걸 기억해 줄 남자가 또 있을까?
예전에는 이 모든 게 애정의 표시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연기력이 뛰어나다고 칭찬할 수밖에 없다.
“지헌 씨도 알겠지만 오늘 동행하기로 한 건 미연 언니 때문이야. 그러니까 쓸데없는 소리 좀 그만하고 대사 아껴. 됐어, 그냥 가자.”
강하나가 드레스를 들어 올리고 걸어가자 박지헌은 웃으며 그녀의 뒤를 따랐다.
“내가 미리 준비한 대사를 얘기하고 있다는 뜻이야? 하나야, 왜 이렇게 나를 못 믿어?”
그의 뻔뻔스러운 질문에 강하나는 어이가 없었다.
참다못한 그녀는 걸음을 멈추고 싸늘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단호하게 말했다.
“지헌 씨, 내가 바보로 보여? 아무 말 안 하니까...”
입을 닫고 있는 건 최악의 상황을 면하기 위함인데 박지헌은 이걸 모르는 눈치다.
강하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박지헌은 갑자기 가까이 다가섰고 입을 맞추는 줄 알고 깜짝 놀란 그녀는 황급히 뒤로 물러섰다.
그러자 박지헌은 그녀의 얼굴에서 솜털 하나를 집더니 후하고 불며 날렸다.
그 후 비웃는듯한 웃음을 지었다.
“입 맞출 줄 알았어? 넌 아무렇지 않겠지만 나는 생각보다 부끄러움이 많아서 이런 거 잘 못해. 사람들 보는데 괜히 망신 당하지 말고 얼른 가자.”
말을 마친 그는 강하나의 손을 잡고 호텔 입구에 주차된 벤틀리로 걸어갔다.
강하나는 한숨을 내쉬며 손을 뿌리쳤지만 그럴수록 박지헌은 더욱 세게 잡았다.
“지난번 그 일은 내가 잘못한 게 맞아. 다시 한번 미안하다고 사과할게. 그래서 널 위해 특별히 드레스를 주문 제작했어. 그 빨간 드레스보다 10배는 더 비싸니까 무조건 좋아할 거야.”
이를 들은 강하나는 허탈함이 밀려왔다.
“무조건? 왜 그렇게 확신해?”
박지헌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
“가격이 열 배나 더 비싸다니까? 이걸로 부족해?”
“지헌 씨 눈에 보이는 가격이 내가 생각하는 가격이랑 똑같을 거라고 생각해? 더군다나...”
그녀에게 만 원을 준다면 서다은에게 십만 원을 내놓을 사람이 박지헌이다.
그 만원이 아무리 귀중하더라도 서다은의 십만 원에 비하면 한 푼의 가치도 없어 보이는 게 현실이다.
강하나는 생각만 해도 혐오감이 밀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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