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나는 한껏 상기된 지석현을 보며 웃음이 터졌다.
“당사자인 나보다 네가 더 흥분했네. 됐어, 그런 인간은 화낼 가치도 없으니까 진정해. 주소 하나 불러줄 테니까 하이힐은 택배로 보내줘.”
그 시각 지석현의 스튜디오.
직원은 하이힐이 담긴 박스를 안고 재빨리 아래층으로 내려가 누군가를 불렀다.
“이따가 택배 불러서 이 주소로 보내. 반드시 꼼꼼하게 포장해야 돼. 하나 씨가 사모님을 위해 준비한 생일 선물이거든. 대표님이 직접 디자인한 하이힐이니까 절대 어떠한 문제도 생겨서는 안 돼.”
“네, 알겠습니다.”
카운터 직원은 신발을 조심스럽게 받아 카운터에 내려놓은 뒤 곧바로 핸드폰을 꺼내 택배기사에게 연락했다.
1층에서 옷을 입어보던 서다은이 마침 그 얘기를 듣고 슬그머니 카운터로 걸어갔다.
“이 신발 235사이즈 있어요?”
“죄송합니다. 235는 품절입니다.”
“찾아보지도 않고 그냥 없다고 하는 거예요? 너무 성의가 없잖아요.”
서다은은 웃으며 말했다.
“들어가서 한번 찾아봐요.”
직원은 몹시 못마땅했지만 행여나 컴플레인을 받을까 봐 어쩔 수 없이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뒤쪽 창고로 걸어갔다.
서다은은 갑자기 주변을 둘러보더니 아무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걸 확인하고선 신발 박스를 열어 그 안에 들어있는 하이힐과 방금 본인이 구입한 다른 하이힐을 바꿨다.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지만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호흡을 가다듬으며 태연하게 카운터에 몸을 기댔다.
머리 위에 바로 CCTV가 있어 이 일이 탄로되는 건 시간문제였으나 서다은은 대수롭지 않았다.
진실이 밝혀져도 박지헌이 감싸줄 게 뻔하니 두려운 게 없었다.
전미연을 위해서라도 오늘 밤은 박지헌과 금슬 좋은 부부 연기를 해야 한다.
호텔 계단을 나오자마자 로비에 서 있는 박지헌이 한눈에 들어왔다.
그는 한 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고 손목시계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큰 키와 늘씬한 몸매, 유난히 정장이 잘 어울리는 그는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를 뿜어냈다. 촘촘한 눈썹과 깊게 파인 눈은 입체적인 이목구비를 강조했고 뭔가 차분하면서도 싸늘한 분위기를 풍겼다.
예전에 사람들이 박지헌을 욕심 많은 사람이라고 표현할 때 강하나는 이해하지 못했다. 그녀의 눈에 비친 박지헌은 아버지의 인정을 받고 싶어 하고 사업 성공에 목마른 노력형 인간에 불과했으니까.
이제야 강하나는 자신이 박지헌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는 걸 깨달았다.
“하나야.”
그녀의 시선을 느낀 듯 고개를 돌린 박지헌은 긴 다리를 뻗으며 성큼성큼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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