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회사에 도착한 서지수는 곧장 팀원들에게 새 아이디어를 설명했다. 본인까지 다섯 명이 필요한 안무였기에 미리 작성한 대본도 함께 보여 주었다.
예상대로였다.
네 명은 금세 모였고, 백여진이 프로그램 명단을 바로 올렸다.
잡무를 마친 뒤 업무에 몰두하던 서지수는 잠시 화장실에 다녀왔다. 손을 씻고 나오는데 마침 양희지와 마주쳤다.
“지수 씨.”
양희지가 밝게 인사했다.
서지수는 고개를 살짝 숙이며 답했다.
“안녕하세요, 희지 씨.”
양희지는 한 걸음 다가서 거울 속 서지수를 힐끗 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어제 집에 가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나 들었어요.”
서지수는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물었다.
“개그였나요?”
“그런 게 아니라요.”
양희지는 주변을 둘러본 뒤 더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소 비서님 관련 소식이에요.”
서지수의 손이 멈췄다. 곧바로 경계심이 스쳤다. 소채윤이 말했던 대로 남의 비밀로 친해지려는 사람은 조심해야 한다.
“혹시 소 비서님이랑 진 대표님이 어떤 사이인지 아세요?”
양희지가 물었다.
서지수는 휴지를 뽑아 손을 닦으며 담담히 답했다.
“비서와 대표의 관계라면 다들 알고 있지 않나요.”
“사적인 관계를 말씀드린 거예요.”
양희지가 길을 슬쩍 가로막았다.
“저는 잘 모르겠어요.”
더 말하고 싶지 않았던 서지수는 곧장 자리를 떠났고 돌아와서는 아무 일 없던 듯 일에 집중했다.
그 뒤로 양희지가 몇 번 더 이야기를 꺼내려 했지만, 서지수는 바쁘다며 공손히 사양했다.
서지수의 태도를 느낀 양희지는 점심시간에 일부러 시간을 맞춰 다시 말을 걸었다.
“지수 씨, 혹시 제가 실수해서 불편하셨어요?”
“네?”
서지수가 당황스레 눈을 깜빡였다.
“오늘 말씀드렸을 때 자꾸 피하시더라고요.”
양희지는 다소 난처한 얼굴로 말했다.
“제가 가끔 말이 거칠 때가 있어요. 혹시 기분 상하셨다면 죄송해요.”
소유리는 부드럽게 웃으며 물었다.
“저도 들어도 될까요?”
양희지는 잠시 당황했지만 곧 고개를 저었다.
“별거 아니에요.”
“혹시 제 얘기였나요?”
소유리가 장난스럽게 눈웃음을 지었다.
“전혀 아니에요!”
양희지가 급히 손사래를 쳤다.
“농담이에요.”
소유리는 자연스럽게 웃으며 서지수가 사라진 방향을 바라봤다.
“서지수 씨 성격이 담백해서 그래요. 혹시 서운했어도 마음에 두지 마요. 어려서부터 귀하게 자라서 세상 물정에 조금 서툴거든요.”
“지수 씨 집안이 그렇게 좋았어요?”
양희지가 호기심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
소유리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예전에는 꽤 괜찮았죠. 나중에 집안이 기울고 나서는 그렇게 순탄하지 못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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