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렇게 쫄았어요? 진 대표랑 헤어져서 그런가?"
정고은은 팔짱을 낀 채 경박한 어조로 거울 속의 서지수와 대화를 이어갔다.
"명문가 아가씨처럼 우아할 줄 알았는데 주승우 씨가 얘기한 거랑 많이 다르네요?”
"고은 씨도 소문과 많이 다르네요?"
서지수는 바로 반박했다.
그러자 정고은이 그녀를 향해 두 걸음 다가갔다.
"어떤 소문을 들었는데요?"
"본인이 제일 잘 아시지 않나요?"
서지수는 모든 것을 꿰뚫어 보고 있었다. 진수혁과 결혼하면서 그녀는 업계 사람들의 성향을 대부분 파악해 두었다.
“그 소문들을 본인이 직접 퍼트렸다는 얘기가 있던데 사실이에요?”
정고은은 잠시 멈칫했다..
이렇게 세게 나올 줄은 예상하지 못한 모양이었다.
정고은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서지수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진 대표님이 그러던가요?"
"설마 그걸 얘기해줘야 알 거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티가 나는데?"
서지수는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을 지었다.
정고은은 조바심이 나기 시작했다.
"내 행동이 그렇게 티 났어요?"
"아뇨."
서지수는 사실대로 말했다.
“고은 씨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분명히 이기적이고 뭐든 제멋대로 하는 재벌집 아가씨라고 생각할 거예요.”
그 말을 들은 정고은은 사람을 때리고 싶은 충동을 간신히 억제했다.
’어이가 없네. 티 안 났다면서 방금 그 말은 왜 한 거야?’
"그냥 한번 우연히 목격했어요. 사람 면전에서는 물을 끼얹더니 뒤에서는 다른 방식으로 큰 보상을 주는 걸 봤거든요."
그때 그 일이 아니었다면 서지수도 정고은의 모든 것이 가식이었다는 걸 알아채지 못했을 것이다.
김고은은 어릴 적부터 부모님의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며 원하는 건 뭐든 가질 수 있는 삶을 살아왔다.
‘도대체 왜 굳이 이런 가식적인 행동을 하는 거지?’
그녀와 소채윤의 우정이 부러웠던 정고은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더 이상 적을 만들 처지가 아니었던 서지수는 현실을 직시하고 마음을 가다듬었다.
“그 당시 수혁의 행동이 과격했던 건 인정할게요. 하지만 고은 씨가 먼저 트집을 잡았잖아요.”
"그래서 어쩌라고요."
어느새 정고은은 다시 오만한 태도로 돌아왔다.
"제가 사과할 테니까 우리 일은 이걸로 끝내죠."
서지수가 선뜻 제안했다.
"내가 이곳에 혼자 왔을 거라고 생각해요?"
정고은은 의미심장하게 손가락으로 세면대의 물기를 조금 묻혔다.
"지수 씨가 멀쩡히 두 발로 여기서 나가면 다들 내가 마음이 약해졌다고 의심할 거예요."
그러자 서지수는 물을 받아 자신의 얼굴과 옷에 계속 끼얹었다.
정고은의 머릿속은 혼란스러워졌다.
"지금 뭐 하는 짓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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