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무언가 떠올랐는지, 서지수는 본능적으로 현관 쪽을 바라봤다.
열쇠로 또 들어올까 봐 굳이 집주인과 상의해 스마트 도어락으로 바꿨는데, 설마 그걸 뚫고 들어온 건가 싶었다.
“그런 눈으로 보지 마. 비밀번호는 하늘이가 알려줬어.”
진수혁은 소파 위에 있던 서지수의 휴대폰을 건네주며 또박또박 말했다.
“못 믿겠으면 직접 물어봐.”
서지수는 반신반의하며 휴대폰을 받아 들었다.
화면에는 진하늘의 부재중 전화가 하나 찍혀 있었다.
그 번호를 눌러 다시 걸면서도 진수혁에 대한 경계는 전혀 풀리지 않았다.
“엄마!”
전화를 받자마자 진하늘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걱정이 숨길 수 없이 묻어 있었다.
“괜찮아요?”
“응?”
서지수는 무슨 말인지 몰라 고개를 갸웃했다.
“아빠가 엄마 많이 다쳤다고 해서요. 전화도 안 받고... 걱정돼서 비밀번호 알려 준 거예요. 다친 데는 어때요?””
“엄마 멀쩡해. 하나도 안 다쳤어.”
서지수는 진수혁을 향해 더욱 싸늘한 시선을 보냈다.
애까지 속이다니, 정말 못된 인간이었다.
“그게 안 다친 거야?”
진수혁의 시선이 서지수의 발목으로 내려갔다. 유리 파편이 긁고 간 자국이 두세 센티는 돼 보였다.
“이리 와서 약 발라.”
진하늘도 통화 너머로 들었는지 급히 말했다.
“엄마 일단 약부터 발라요. 저 금방 갈게요!”
서지수가 뭐라 말하기도 전에 진하늘은 전화를 끊었다. 그녀가 걱정할까 봐 그런지 곧바로 집사랑 같이 가고 있다는 메시지가 도착했다.
“재밌어? 애까지 이용하면서?”
‘말 안 하면 죽나, 진짜.’
진수혁은 밴드가 붙은 발목을 훑어보고 코웃음을 쳤다.
“저렇게 대충 감아 두면 금방 염증 생겨서 곪아. 그때는 겉살도 긁어내야 할걸.”
그 끔찍한 광경이 머릿속에 그려지자 서지수는 소름이 돋아 온몸에 닭살이 올라왔다. 상처까지 더 욱신거리는 기분이었다.
“이리 와.”
진수혁의 낮고 묵직한 목소리가 압박감을 줬다.
“다시 제대로 감아 줄게.”
서지수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와 더 닿기도, 그의 가식적인 다정함을 받아 주기도 싫었다.
“필요 없어.”
딱 잘라 거절한 서지수는 휴대폰을 들어 검색창에 발목 상처 소독 제대로 하는 법을 빠르게 입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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