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게 변한 듯했지만 서지수는 그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어느 때처럼 분주하고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중, 그녀는 이혼 날짜를 허지영에게 전했다.
이혼을 앞두고 그녀의 마음은 기대와 복잡한 감정이 뒤섞여 있었다.
마치 아주 아름다웠던 기억에 마지막 작별 인사를 건네는 기분이었고 그 기억과는 다시는 마주할 수 없을 것만 같았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 어느덧 목요일이 되었다.
서지수는 회사에서 맡은 업무에 집중하고 있었고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며 깊은 생각에 잠겨 있었다.
“서지수 씨.”
백여진이 그녀를 불렀다.
서지수는 정신을 가다듬고 고개를 돌렸다.
“네?”
백여진은 그녀가 멍하니 있는 모습이 신경 쓰였는지 조심스레 물었다.
“무슨 일 있어요? 어디 아픈 건 아니죠?”
“아뇨. 이 부분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생각하고 있었어요.”
서지수는 컴퓨터 화면을 손끝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생각보다 조금 더 어렵네요.”
“이 일은 잠시 미뤄두고 12층 회의실로 가보세요. 두 분이 오셨다고 했고 송 대표님께서 직접 가보라고 하셨어요.”
백여진이 차분하게 말했다.
서지수는 다소 의아한 얼굴로 되물었다.
“송 대표님이 저한테 오라고 하셨어요?”
백여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서지수는 잠시 망설였지만 결국 회의실로 향하기로 했다.
최근 며칠 동안 진수혁은 제이그룹에 있었으니 그가 자신을 찾을 일은 없을 것이다.
‘혹시 채윤이나 재호가 왔나? 그런 경우라면 미리 연락을 줬을 텐데...’
이런저런 생각이 떠오른 서지수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12층으로 향했다.
그리고 주저 없이 회의실로 향했다.
“왔군요.”
“금방 다녀온 다음에 다시 가면 안 될까요?”
“그건 좀 곤란할 것 같습니다.”
송시헌은 잠시 그녀를 바라보다 결국 무언가 눈치챘다는 듯 말했다.
“두 분은 서지수 씨를 뵙기 위해 일부러 오신 거라... 만약 그냥 돌아가시면 이원 쪽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어요.”
“이원은 진 대표님이 직접 관리하고 있는 거잖아요?”
서지수는 눈썹을 살짝 찌푸리며 반문했다.
애초에 진수혁이라면 부모님의 간섭을 용납하지 않았을 사람이었다.
“맞아요. 진 대표님이 관리하고 계시긴 한데 그래도 진 씨 가문의 일원이잖아요.”
송시헌은 내부 사정까지는 모르는 듯 덧붙였다.
“20분 전에 대표님께 전화를 드렸는데 이런 자잘한 일엔 굳이 보고하지 말라고 하시더군요.”
서지수는 잠시 멈칫했다. 이제야 진성규와 김진희가 그의 허락을 받고 온 것임을 깨달았다.
그는 정말로 그녀와 이혼하려는 마음이 확고한 듯했다. 그래서 이제 더 이상 모든 일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린 것일 것이다.
‘그래. 차라리 잘 됐어. 이혼하지 못할까 봐 걱정할 필요도 없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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