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수가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봤다.
양희지임을 확인하자 그녀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곧장 발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급히 가는 건 찔려서예요?”
양희지가 성큼 다가와 길을 막으며 당당히 말했다.
“회사 사람들한테 지수 씨가 한 짓 들킬까 봐 무서운 거죠?”
서지수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그녀를 공기처럼 무시하며 비껴가려고 했다.
하지만 양희지는 접착제처럼 서지수가 가는 쪽마다 막아섰고, 몇 번을 시도해도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다.
지쳐버린 서지수가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착한 개는 길을 막지 않아요.”
“나한테 사과해요.”
양희지가 협박했다.
“안 그러면 회사 사람들 모두한테, 돈 때문에 진 대표님께 몸을 팔았다고 떠들 거예요.”
“?”
서지수는 바보를 보는 듯한 눈길을 보냈다.
이 순간 그녀는 양희지가 소유리에게 이용당하고 있다는 걸 확신했다.
“빨리요!”
양희지가 다그쳤다.
서지수는 휴대폰을 들어 녹화 버튼을 눌렀다.
“방금 한 말 다시 해봐요.”
양희지는 카메라를 피하며 소리쳤다.
“뭐 하는 거예요!”
“제가 돈 때문에 진 대표님한테 몸을 팔았다고 했잖아요? 다시 말해봐요. 그러면 제가 만족할 만한 답을 줄게요.”
“사실이잖아요!”
양희지는 소유리에게 들었다는 생각에 다시 당당해졌다.
“어머니 수술비가 큰돈이라 내지 못해서 진 대표님께 몸을 판 거죠.”
“저는 처음 듣는 일이네요.”
“시치미 떼지 마요. 이 일은 소 비서님이 말했어요. 그분이 거짓말하겠어요?”
“좋아요.”
“알겠어요.”
백여진이 대답하고 물었다.
“양희지 씨가 또 사고 쳤어요?’
서지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백여진은 변함없이 든든했다.
“하고 싶은 대로 해요. 뭐가 됐든 제가 뒤에서 다 받아줄게요.”
“고마워요, 팀장님.”
서지수의 눈빛이 부드러워졌다.
약 20분쯤 지나 경찰 세 명이 도착했다.
서지수와 양희지는 위층 빈 회의실로 불려 가서 조사를 받았다.
경찰의 질문에 서지수는 간단명료하게 상황을 설명했다.
경찰은 양희지를 바라보며 단호하게 물었다.
“서지수 씨가 진수혁 씨와 돈을 받고 잠자리를 한 걸 직접 보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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