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수는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 서지수가 손을 덜덜 떨자 진수혁은 피식 웃으며 서지수가 도와달라고 빌 것이라고 생각했다.
서지수는 머리가 하얘졌지만 다시 정신을 차리고 방 안에 무기가 될 만한 물건이 있는지 둘러보았다. 그러나 아무것도 없었고 도망칠 방법도 생각나지 않았다.
얼마 후, 밖에서 누군가의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방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바로 고준석이었다.
“이 여자는 이제부터 너의 것이야. 네 마음에 든다고 해서 주는 선물이지.”
진수혁은 덜덜 떨고 있는 서지수를 힐끗 쳐다보고는 잔인하게 말했다.
“나는 아무렇지도 않으니까 하고 싶은 대로 해. 목숨만 붙어있다면 무슨 짓을 해도 상관없어.”
고준석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웃더니 진수혁이 지시한 대로 말했다.
“정말 나한테 주는 거야?”
“말도 안 듣고 사람을 할퀴기 좋아하는 고양이는 버림받을 수밖에 없어.”
진수혁은 서지수를 쳐다보면서 차갑게 말했다.
“이미 버렸으니 네가 가져.”
고준석이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오늘은 뜨거운 밤을 보낼 수 있겠어.”
진수혁은 아무 말 없이 뒤돌아 나갔다.
서지수는 점점 멀어지는 진수혁의 뒷모습을 보고만 있었다.
“서지수 씨, 잘 부탁드릴게요. 저는 이날만을 기다려왔어요.”
고준석은 진수혁이 시킨 대로 사악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 고준석은 당장이라도 진수혁을 죽이고 싶었다.
“이제는 시작해도 되죠?”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그 말은 진수혁이 묻고 싶었던 것이었다. 서지수는 절대 낯선 남자와 하룻밤을 보낼 사람이 아니었다.
무언가 떠오른 진수혁이 욕실 앞에서 물소리를 듣더니 발로 문을 찼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그 안에는 아무도 없었고 샤워기에서 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고준석이 뒤따라오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진수혁은 재빨리 창문 쪽으로 다가갔고 밖에서 천천히 움직이고 있는 두 손을 발견했다. 위험한 짓을 한 서지수 때문에 화가 솟구쳐 올랐다.
진수혁이 서지수의 팔목을 잡고 끌어올리더니 차갑게 말했다.
“죽고 싶으면 진작에 말하지. 굳이 이럴 필요 없잖아?”
28층에서 떨어지면 서지수는 즉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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