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히든지 말든지.”
신재호는 누구를 두려워한 적도 없었다.
“이 일은 신경 쓰지 마. 넌 평소처럼 하면 돼.”
“재호야.” 서지수는 신재호가 고집이 너무 세다고 생각했다.
“내가 그냥 돌아온 것이라고 생각해? 난 악마의 명을 받았거든. 널 도와주지 않았다면 다음에 만날 때 날 가만두지 않을걸.”
신재호는 대수롭지 않은 듯이 손을 핸들에 두면서 말했다.
“내가 채윤이에게 설명할게.”
서지수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필요 없어.”
신재호는 열심히 운전하면서 대꾸했다.
“이 일은 그냥 이렇게 하자. 진수혁이 무슨 수작을 부리던 나와 소채윤은 언제나 네 편에 설 테니까.”
그리고 서지수가 입을 벌리기도 전에 다시 말을 이었다.
“거절하면 우리를 친구로 여기지 않는다는 거야. 이제 친구가 아니라면 난 진수혁을 때려서 화풀이한다.”
이에 서지수는 의아한 표정으로 신재호를 쳐다보았다.
그녀는 신재호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친구도 아닌데 왜 진수혁을 찾아가서 때려?”
“걔 때문에 네가 우리와 절교했으니까 걔가 책임져야지.”
신재호가 이렇게 말한 이상 서지수는 그와 소채윤이 이미 마음을 굳게 먹었다는 것을 알아챘다.
그녀는 한편으로 두 절친의 의리에 감동하였고 한편으로 그들에게 폐를 끼칠까 봐 걱정했다.
“네가 무슨 걱정하는지 알아. 진수혁이 할 수 있는 건 내 회사를 건드리거나 내 아버지를 내세우는 수단밖에 없어.”
신재호는 돌아올 때 이미 모든 가능성을 생각했다.
“내가 미리 준비했으니까 걱정하지 마.”
“고마워.”
서지수는 신재호를 말릴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신재호는 그녀를 힐끗 쳐다보고는 말했다.
“채윤이가 이 말을 들으면 널 때릴 거야.”
이에 서지수의 표정이 누그러졌고 더 이상 말리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소채윤의 욕 한 바가지를 먹었다. 그녀는 방금 잠에서 깨어나서 버럭 화를 냈다.
“미친 거 아니야? 왜 이 시간에 전화하는데.”
“지금 지수의 상황이 궁금해서 너한테 전화한 거야.”
신재호는 욕을 먹어도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다.
“내가 자고 나서 전화할게.”
소채윤은 어이가 없어서 한마디 하고 가차 없이 전화를 끊었다.
신재호는 익숙한 듯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근처에 지낼 숙소를 찾으려고 할 때 전화가 걸려 왔다. 익숙한 전화번호를 보자 그의 도도하고 사나운 두 눈에서 미세한 변화가 나타났다. 10여 초 후에야 그는 통화 버튼을 누르고 짜증 섞인 말투로 말했다.
“무슨 일이죠?”
잠시 후에 그는 일그러진 표정으로 차를 몰고 떠났다.
멀지 않은 곳에 정차한 차 안에 있는 진수혁은 모든 것을 보았다.
고준석은 좀 전에 진수혁이 건 전화와 지금 본 상황을 결부하자, 사건의 경위를 얼추 알아챘다.
“너 전에 신재호 아버지랑 통화한 거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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