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상황은 인사 총괄님이 말씀해 주셨어요. 문제없어요.”
매니저는 그녀의 이력서를 들고 있었다. 그의 말투는 매우 직설적이었다.
“하지만 제가 한 가지 질문이 있는데 받아들일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서지수는 마음속의 걱정을 반쯤 내려놓고 공손하게 말했다.
“말씀하세요.”
“면접 때 당신에게 중요한 새 프로젝트를 맡길 거라고 말했죠.”
매니저는 그녀를 바라보며 상황을 명확히 설명했다.
“근로 계약서를 쓸 때 비밀 유지 계약서도 서명해야 해요.”
“알고 있어요.”
서지수는 이 부분에 대해 놀라지 않았다.
그녀는 일을 많이 해본 적은 없지만 이런 것들에 대해 기본적인 이해는 있었다.
매니저는 옆에서 비밀 유지 계약서를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
“그럼 이걸 한번 보고 받아들일 수 있으면 내일 출근하시고 아니면 우리 인연은 여기까지인 걸로 합시다.”
서지수는 계약서를 받아 들었다.
입사 후 정당한 이유 없이 사직할 수 없고 위약금은 20억이었다.
이런 조항은 어떤 직장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것이었다. 20억은 물론, 어떤 경우에는 심지어 200억까지도 있었다. 이는 회사의 기밀 프로젝트 핵심 부분을 도용하려는 사람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었다.
“어떠세요?”
매니저가 그녀가 다 읽은 걸 보고 물었다.
“집에 가서 생각해 봐도 될까요?”
서지수는 진수혁에게 당한 경험이 있어서 심사숙고할 시간이 필요했다. 신재호가 이건 진수혁과는 관계없다고 말했지만 그녀는 입사 전에 한 번 더 알아보고 싶었다.
“오늘 밤 8시까지 답변드릴게요.”
“물론이죠. 이건 서로 고민하고 선택하는 과정이니까요.”
매니저는 매우 솔직했다.
“결정하시면 저한테 말씀해 주세요.”
서지수는 대답하고 비밀 유지 계약서를 돌려주었다.
회사를 나서자마자 그녀는 신재호에게 전화를 걸어 만나자고 했다. 진수혁이 더 이상 일부러 그녀를 괴롭히지 않겠다고 말했으니 그녀가 무엇을 하든 자유로웠다. 게다가 그녀는 단지 신재호에게 기본적인 상황을 물어보는 것뿐이었지 이익 관련 문제는 아니었다.
두 사람은 커피숍에서 만났다.
서지수는 상황을 설명했다. 신재호는 눈썹 사이로 미묘한 감정이 스쳐 지나갔다.
“20억 원 위약금?”
“응.”
“이원 테크 법무 담당자.”
서지수는 조금 놀랐다.
“그렇게 쉽게 말해줬어?”
“내 친구가 이원 그룹의 법무 담당자와 친해.”
신재호도 나중에야 알았다.
“그 친구가 물어봤어.”
“나만 이런 계약을 맺은 게 아니라면 괜찮아.”
서지수는 마음에 걸렸던 걱정을 내려놓았다. 그녀는 이제 곧 직장인이 된다는 생각에 의욕이 넘쳤다.
“고마워, 월급 나오면 밥 사줄게.”
신재호는 조금 고민했다.
“우리 회사에 오는 건 어때?”
진수혁이 정말 무슨 짓을 하려고 한다면 방법은 얼마든지 있지만 자신의 회사라면 그녀를 보호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서지수는 거절했다.
그녀는 신재호의 호의를 알았지만 진수혁이 그녀를 괴롭히려고 한다면 신재호의 회사라도 간섭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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