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호는 그와 눈을 마주치며 끝까지 싸우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당신이 서지수를 좋아하는 건 알아요.”
진수혁은 입을 열었다.
“당신이 어떤 핑계를 대며 지수가 당신 감정을 의심하지 않게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당신이 지수를 사랑한다는 건 확실해요.”
신재호는 당당하게 말했다.
“지수가 그렇게 훌륭한데 누가 안 좋아하겠어요.”
진수혁은 또박또박하게 말했다.
“저는 남녀 간의 사랑을 말하는 거예요.”
“남녀 간의 사랑으로 우리를 정의하는 건 너무 부족해요.”
신재호는 그에게 다가갔다. 그에게 한 걸음 떨어진 곳에서 멈춰 그의 품에 눈을 감고 있는 서지수의 얼굴을 한 번 보았다.
“저와 지수, 그리고 소채윤의 관계는 이 세상 모든 감정을 초월해요.”
진수혁은 깊은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보통 이런 상황이라면 신재호는 서지수를 좋아한다고 인정하며 그를 자극하려 했을 것이다.
“이렇게 말 많은 건 고작 좋아한다는 말도 못 하는 겁쟁이일 뿐인 거죠.”
진수혁은 차가운 말을 던졌다.
“당신은 참 용감하긴 하죠.”
신재호의 말에는 비웃음이 가득했다.
“그 용감함으로 서지수와 함께 있는 동안 다른 여자에게 고백까지 한다니.”
진수혁의 눈빛이 깊어졌다.
그는 그 말에 관해 설명하지 않았다.
“당신도 알다시피 지수는 당신을 싫어해요.”
신재호의 표정이 점점 진지해졌다.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당신이 데려다줬다는 걸 알면 더 이상 보기 싫어할 거예요.”
“그 정도는 상관없어요.”
진수혁은 그녀를 안고 차에 올랐다.
이미 상황이 정해졌고 경호원들 틈에서 서지수를 빼앗을 수 없다는 걸 깨달은 신재호는 결국 조수석에 올라탔다.
그는 안전벨트를 맸다.
절대 내리지 않겠다는 태도였다.
강현서는 이 상황을 보고 뒷좌석의 진수혁을 바라보았다.
“대표님.”
신재호는 의아했다.
‘내가 있는데도 전화를 받다니. 서지수를 안고 있는 걸 들킬까 봐 걱정하지 않는 건가?’
강현서는 전화를 받고 소리를 줄여 진수혁의 귀에 대었다. 전화를 받자마자 소유리의 울먹이는 목소리가 들렸다.
“수혁 씨, 아직 안 왔어? 회사 일이 많아?”
“서지수가 취했고 하늘이는 혼자 있어.”
진수혁은 사실대로 말했다.
“그럼 먼저 지수를 돌봐줘.”
소유리는 그가 사실대로 말하는 걸 알았고 울거나 떼쓰지 않았다.
“나는 혼자여도 괜찮아.”
진수혁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응, 내일 하루 같이 있을게.”
“알겠어.”
전화가 끊기자 진수혁은 혼란스러운 신재호를 뒤에 두고 서지수를 안고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신재호는 처음으로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보통이라면 소유리는 떼를 쓰거나 울면서 진수혁을 돌아오게 했을 텐데, 어떻게 내일 하루 같이 있어 준다는 말로 끝난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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