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우혁이 백대진의 정면에 서서 그의 손을 움켜잡고 총구를 위로 밀어 올렸다.
방금 발사된 총알은 하늘로 날아갔다.
“입은 참 걸걸하네? 일반인이 어쩌고저쩌고... 너 벌써 신선이라도 된 기분이야?”
방우혁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백대진의 표정이 살짝 흔들렸고 손을 뿌리치려 했다.
방우혁의 힘이 얼마나 무지막지한지 백대진은 잘 알고 있었기에 애초에 힘으로 방우혁과 겨룰 생각은 없었다.
백대진은 오늘 순수한 무도 기술로 방우혁을 상대할 계획이었다.
“백대진이 지금 뭐 하는 거야? 어서 방우혁을 죽이라고 해.”
촬영 화면을 보던 양하연이 조급한 기색으로 소리쳤다.
그러자 운전기사가 서둘러 차에서 고개를 내밀어 백대진에게 외쳤다.
“양하연 아가씨께서 빨리 끝내라고 하십니다.”
“그래, 알았어. 얼른 끝내자.”
방우혁은 씩 웃으며 백대진의 손목을 잡아 세게 비틀었다.
콰지직!
백대진의 오른손이 순간 180도 뒤틀렸다.
“아악!”
백대진은 몇 걸음이나 물러서며 오른손을 움켜쥐고 비명을 질렀다.
온몸에서 식은땀이 비 오듯 흘러내리는 백대진이 믿을 수 없다는 듯 방우혁을 바라봤다.
이틀 전 한씨 가문에서 보여준 실력이 방우혁의 전부일 거라고 확신했는데 방우혁의 실력은 백대진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연기 기간 5단계층짜리 무사가 대체 어떻게 이런 괴력을 낼 수 있는 건지 신기할 따름이었다.
엄청난 오판을 했다는 걸 깨달은 백대진의 가슴속에서 섬뜩한 불안감이 피어올랐다.
“이 세상에서 다른 사람을 일반인이라고 부를 자격이 있는 사람은 나 하나뿐이야.”
방우혁의 목소리가 멀리서 울려 퍼졌다가 한순간에 가까워졌다.
그리고 다음 순간, 방우혁의 주먹이 백대진의 복부를 향해 날아들었다.
백대진은 이를 악물고 두 팔을 교차시켜 억지로 버텨보려고 했다.
방우혁의 주먹이 백대진의 팔에 꽂혔다.
빠각!
엄청난 충격음과 함께 방우혁의 주먹이 백대진의 팔뼈를 산산조각 냈고 팔을 지나 그대로 복부를 강타했다.
“푸흡!”
백대진의 몸이 허공으로 날아갔고 공중에서 시뻘건 피가 뿜어져 나왔다.
핏속에는 내장과 뼛조각이 섞여 있었다.
바닥에 쓰러진 백대진은 동공이 점점 확대되었고 몸이 미세한 경련을 일으켰다.
방우혁의 주먹 한 방으로 백대진의 무도 인생이 끝났고 생명도 급격히 빠져나가고 있었다.
방우혁은 더 이상 백대진을 쳐다보지 않고 곧장 지프차로 걸어갔다.
방우혁은 차 창문 밖에서 이미 겁에 질려 얼어붙은 운전기사의 손에서 카메라를 빼앗아 렌즈를 본인에게 맞췄다.
“이게 마지막 경고야. 한 번만 더 건드리면 너희 양씨 가문을 이 세상에서 지워 버리겠어.”
방우혁은 담담한 말투로 섬뜩한 경고를 날렸다.
그 말을 남긴 후, 방우혁은 카메라를 다시 운전기사에게 넘겼다.
그리고 바닥에 널브러져 죽어가고 있는 백대진을 붙잡아 차 문을 열고 그대로 던져 넣었다.
“얼른 돌아가. 이건 내가 양하연 씨에게 주는 선물이야.”
방우혁의 말에 운전기사는 공포에 질려 식은땀을 흘리며 온몸을 덜덜 떨었다.
그러더니 미친 듯 핸들을 돌려 차머리를 돌려 전속력으로 도망쳤다.
방우혁은 돌아서서 완전히 얼어붙은 지동휘 부녀를 바라봤다.
한소유가 미간을 찌푸리며 못마땅해했다.
“나한텐 공부 따위 필요 없어.”
방우혁이 나른하게 대답했다.
“필요 없다고? 너 대학은 갈 생각이 있긴 해? 너 다른 건 몰라도 공부에 좀 더 신경 써야 하는 거 아니야?”
한소유가 답답한 듯 말했다.
“신경 안 써도 내 점수가 네 것보단 높을걸?”
방우혁이 태연하게 말했다.
한소유는 그 말을 듣고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빵 터졌다.
공부라면 우등생특진 반에서도 손꼽히는 한소유였다.
그런데 매일 학교에서 잠이나 자는 방우혁이 한소유보다 성적이 더 좋다고 하니 어이없을 수밖에 없었다.
성적을 제외한 다른 부분은 방우혁이 자기보다 대단하다는 걸 한소유는 인정하지만 공부만큼은 범생인 한소유의 마지막 자존감이었다.
“그럼 내기할래?”
방우혁이 싱긋 웃으며 말했다.
“이번 모의고사에서 내 점수가 네 점수보다 높으면 앞으로 매일 아침 네가 나한테 아침밥 배달하는 거야. 물론 같은 메뉴는 안 돼.”
“좋아, 그럼 네가 지면 어쩔 건데?”
한소유가 당당한 기세로 되물었다.
“난 안 져. 근데 정말 진다면 뭐,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도 좋아.”
방우혁이 무덤덤하게 대답했다.
“좋아, 그럼 약속하자.”
한소유는 즉시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내기를 받아들였다.
한소유의 머릿속에는 이미 방우혁을 어떻게 부려 먹을지에 대한 완벽한 계획이 세워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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