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유지석은 친구 한 명만 데려왔다. 게다가 이 친구는 평범해 보이는 것이 전혀 부자 같지 않았다.
“방우혁, 이분은 내 사촌 형 나성철이야.”
유지석이 소개했다.
“안녕하세요.”
나성철은 방우혁에게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인사한 뒤 바로 유지석을 돌아보았다.
“지석아, 그럼 너네끼리 여기서 맘껏 놀아. 난 다른 손님들 볼 일이 있어서 먼저 가 볼게.”
“잠깐만 형. 우리 클럽은 처음이라 뭘 마셔야 할지 모르겠어. 추천 좀 해주라.”
유지석이 말했다.
“하하, 학생들이 무슨 술을 마셔? 음료수나 마셔. 훨씬 싸.”
나성철이 허허 웃으며 말했다.
“어... 바에 와서 술을 안 마실 수가 있나? 형, 제발 추천 좀 해줘.”
유지석이 재촉했다.
“지석아, 나 진짜 바빠. 너희끼리 알아서 해. 난 갈게.”
나성철이 한마디 한 뒤 돌아서서 떠나자 유지석은 약간 어색해하며 방우혁에게 말했다.
“우혁아, 네가... 메뉴 좀 봐줄래?”
메뉴를 훑어본 방우혁은 병 단위로 파는 양주와 와인이 적어도 20만 원대부터 시작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런 가격은 유지석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아이스티 칵테일 두 잔 시키자.”
이것은 바에서 가장 저렴한 칵테일로 한 잔에 만 원 정도였다.
“그래.”
유지석은 바 카운터로 주문하러 달려갔다.
...
잠시 후, 방우혁과 유지석의 아이스티 칵테일이 나왔고 두 사람은 테이블에 앉아 조용히 술을 마셨다.
유지석은 주량이 안 좋은지 두 모금 마시자마자 얼굴이 금세 벌겋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방우혁, 그거 알아? 아까 네가 현지현을 걷어차 날려버리는 걸 보는 내 마음이 얼마나 후련했는지? 마치, 마치... 어? 저기 앉아 있는 사람 혹시 우등생 반 미녀 선생님 정다은 아니야?”
바 카운터에 혼자 앉아 있는 정다은을 발견한 유지석이 놀란 얼굴로 말했다.
방우혁은 진작 발견했기에 별 반응이 없었다.
“선생님이 왜 이런 곳에 오셨을까?”
유지석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정다은을 바라보며 말했다.
술기운 탓인지 유지석의 톤이 살짝 높아졌다.
유지석의 목소리를 들은 정다은은 이내 소리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고 방우혁도 함께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 학생들이 왜 여기에?
정다은이 말했다.
말을 하려던 방우혁은 정다은 뒤에 한 남자가 다가오는 것을 발견했다.
“저기, 아가씨. 우리 도련님이 한 잔 사겠다고 합니다.”
남자가 정다은에게 말하며 뒤쪽 테이블을 가리켰다.
정다은이 그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여러 남자들이 그녀를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
정다은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고개를 저었다.
“관심 없어요.”
방금까지 웃고 있던 남자는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지금 누구의 초대를 거절하는지 알고 있어?”
“몰라요. 알고 싶지도 않아요.”
담담하게 말한 정다은은 다시 고개를 돌려 술을 마셨다.
남자는 굳은 얼굴로 방우혁과 유지석을 한 번 쳐다보고는 돌아갔다.
일 분도 안 되는 사이 그 테이블에 있던 남자들이 모두 일어나 걸어왔다.
앞장선 남자는 귀걸이를 하고 머리를 짧게 밀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이성재라고 해요. 술 한 잔 따르고 싶어요.”
남자는 손에 든 잔을 정다은 앞으로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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