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석진은 최대한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이야기를 꾸며냈다.
강서윤은 그의 말을 듣고 어리둥절했다.
허남준이 그런 짓을 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던 것이다.
“알았어. 이 일은 내게 맡겨.”
강서윤은 그 말을 남기고 돌아서려 했다.
류민희는 황급히 그녀를 붙잡았다.
“서윤아, 지금 회의 중이잖아. 이렇게 가면 안 되지. 안에는 회사 임원들이 있는데 이렇게 가버리면 이사회에서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
류민희의 말에 문석진은 코웃음 쳤다.
“임원 나부랭이들이 뭘 어쩔 건데? 강산 그룹 대표가 가고 싶다는데? 비서면 비서답게 굴어요. 쓸데없는 참견 말고.”
문석진의 말에 강서윤은 그를 흘끗 보았다.
“회의는 거의 끝났어. 뒤처리는 네가 해.”
강서윤은 말을 마치고 문석진을 데리고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류민희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회의실 안으로 들어갔다.
회의실 안에서는 임원들이 강서윤의 말을 듣고 미묘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강산 그룹이 이제 외부인 말을 들어야 하는 줄은 몰랐군.”
“강 대표는 이제 우리 같은 늙은이들이 쓸모없다고 생각하는 건가?”
주변 사람들의 비웃음에 류민희는 눈썹을 씰룩거렸다.
일이 심각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여러분, 강 대표님께서 급한 일이 생겨서 그러십니다. 회의를 계속 진행하시죠.”
하지만 임원들은 류민희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됐네. 회의는 더 이상 진행할 필요 없어 보이네.”
“이 일은 이사회에도 보고해야겠어.”
“윗분들이 결정하도록 하자고.”
그 말을 남기고 임원들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회의는 그렇게 끝났고 류민희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문석진 씨, 난 그쪽한테 아무 짓도 안 했는데 왜 사과해야 하는데요?”
허남준은 눈살을 찌푸렸다. 하지만 문석진은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남준 씨, 쓸데없는 소리 집어치워요. 오늘 반드시 병원 측에서의 사과를 받아야겠어요.”
문석진의 목소리가 커지자 주변 사람들이 무슨 일인가 싶어 모여들었다.
“다들 보세요! 이 병원은 사고 치고 나서 책임도 안 집니다! 그리고 이 파렴치한 의사는 환자를 치료는 안 하고 오히려 깡패를 시켜서 저를 때리게 했습니다!”
문석진이 억울한 척 소리치자 구경꾼들은 어리둥절했다.
대부분 병원 환자들이라 허남준의 얼굴을 본 적도 없었다.
웅성거리는 소리와 함께 사람들의 시선이 허남준에게 꽂혔다.
“진짜 그런 의사가 있어요? 농담인 줄 알았는데.”
“이게 농담이겠어요? 병원 앞에서 이 난리인데.”
“세상에, 저런 악질 의사도 있구나.”
웅성거리는 소리가 점점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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