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남준은 눈살을 찌푸렸다.
“문석진 씨, 함부로 말하면 안 돼요. 장 대표님을 불러서 그때 상황을 설명해 달라고 할까요?”
허남준의 말에 문석진은 그제야 입을 다물었다.
바로 그때 강서윤이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
“좋아요. 당신이 장 대표님을 부를 수 있는지 어디 한번 봅시다. 허남준 씨, 당신 왜 이렇게 됐어요?”
강서윤은 고개를 저었다. 실망한 눈빛이었다.
허남준은 잠시 말문이 막혔다가 고개를 저었다.
“난 안 변했어요. 변한 건 당신이지.”
허남준은 한숨을 쉬었다.
그가 돌아서려는데 강서윤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대로 가려고요? 이 일은 어떻게 할 건데요?”
강서윤의 말에 문석진은 더욱 당당해졌다.
“남준 씨, 내가 괜히 괴롭히는 것도 아니잖아요. 오늘 사람들 앞에서 사과하면 이 일은 없었던 걸로 해 드리죠.”
문석진은 득의양양하게 말했다.
이 상황에 허남준은 그저 냉소를 지었다.
오늘 여기서 사과하는 순간 모든 것이 끝장이 된다.
병원에도 막대한 피해가 갈 것이고 자신의 의사 생활도 끝이었다.
“내가 왜 사과를 해야 하는데요? 강 대표님, 진실을 알기나 하고 나한테 따지는 겁니까? 고작 한쪽 말만 듣고 나한테 죄를 뒤집어씌우시겠다?”
허남준의 말에 강서윤의 표정이 굳어졌다.
“무슨 뜻이죠? 지금 나한테 따지는 거예요?”
강서윤은 눈썹을 찌푸렸다. 어이가 없다는 표정이었다.
장수연의 말에 강서윤의 표정이 묘하게 변했다.
장수연은 말을 이어 주변 사람들에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잘됐네요. 다들 계시니 증인이 되어 주십시오. 이 남자는 아침에 화상 치료를 받겠다고 왔는데 발에 물집 하나 잡힌 게 전부였습니다. 그런데도 굳이 저희 스승님인 외과 전문의에게 치료받겠다고 했습니다.”
장수연은 강서윤을 바라보며 말했다
“강 대표님, 발에 물집 잡힌 걸 수술해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스승님은 오후에 중요한 수술이 잡혀 있었는데 이 문석진 때문에 수술이 방해받았다고요. 다행히 우리 할아버지의 수술이 무사했으니 망정이지 만약 잘못됐다면 이 문석진은 살인 미수범일 거예요!”
장수연의 말에 사람들은 웅성거렸다.
강서윤은 더욱 음침해진 얼굴로 문석진을 흘끔거렸다.
문석진의 얼굴은 점점 창백해졌다.
그제야 강서윤은 모든 것을 알아차렸다.
지금 강산 그룹은 적을 만들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하물며 상대가 장철민이라면 더더욱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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