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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승은을 입은 후 นิยาย บท 172

“너와 네 어미는 본디 정승댁에 붙어사는 하잘것없는 종것들이 아니더냐. 그 중에서도 가장 천한 족속이었으니, 사람이라면 누구든 너희를 부릴 수 있었지. 뒷간 청소쯤이야 본래 네 어미가 할 일이었거늘.”

하녀가 콧방귀를 뀌듯 말하며 강희진을 아래위로 훑어보았다.

“설마 네가 궁에 들어왔다고 해서 꿩이 봉황이 된 줄 아느냐? 그러니 부인께서도 늘 말씀하신다지. 제 근본을 잊고 날개라도 돋은 줄 아는 것 같다고.”

말끝에 비웃음을 얹고 하녀의 시선은 우스꽝스러운 광대를 대하듯 강희진에게 꽂혔다.

강희진은 입술을 다문 채 묵묵히 있었는데 눈길만은 곧고 또렷하게 하녀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안다. 강씨 일가 사람들이 어머니를 곱게 대할 리 없음을. 이 모든 수모를 꾹 참고 견디는 까닭도 다름 아닌 어머니를 하루라도 빨리 구해내기 위함이었다.

헌데 예전 같지는 않았다. 이제는 아무라도 감히 제 머리 위에 올라설 수 없다는 것을 그녀 스스로도 잘 알았다.

“그렇게 노려보면 내가 겁이라도 먹을 줄 아느냐?”

하녀가 찡그린 얼굴로 물었다. 그러나 강희진은 여전히 아무런 대꾸도 없었다.

“말을 걸고 있지 않느냐! 귀라도 먹었느냐!”

본디부터 강희진이 못마땅하던 하녀는 이내 분기탱천하여 성큼성큼 다가들었다.

“내 말이 못마땅하단 말이냐? 어디 한 번 대들어보시지!”

그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온갖 더러움이 하녀의 머리 위로 와르르 쏟아졌다. 놀라 반응할 새도 없이 악취가 코를 틀어막았다.

“꺄악!”

고개를 숙여보니 온몸에 끈적한 오물이 가득 묻었다. 하녀는 그 자리에서 비명을 질렀다.

강희진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변기통을 바닥에 내려놓고는 태연하게 바라보았다.

“강희진! 네 이년, 미쳤느냐?”

하녀는 이를 갈며 희진에게 달려들었다. 그러나 그 몸이 닿기도 전에 강희진의 발길질 한 번에 바닥에 나뒹굴었다.

“이 천한 계집이 감히 나한테 이런 짓을 해?! 봉 상궁께 당장 이를 테다! 네 년, 오늘은 끝장이야!”

더는 말 섞고 싶지 않은 듯, 희진은 발밑의 변기통을 다시 들었다.

“참, 한 가지 덧붙이자면 오늘 이 일, 네가 정승댁으로 돌아간 뒤 내 어머니에게 보복하려 한다면 다시 생각하는 것이 좋을 거다. 지금 나는 강상목에게 유용한 존재이고 넌 그저 정승댁의 종 하나일 뿐이다. 내가 이를 물고 늘어지면 과연 그분이 누구 편을 들어줄 것 같으냐?”

말을 끝내고 나서야 강희진은 발걸음을 돌렸다.

그 말을 들은 하녀는 한동안 멍하니 앉은 채 꼼짝도 하지 못했다. 도무지 눈앞에 있는 이가 그 옛날 겁 많고 말도 제대로 못 하던 그 계집과 같다고는 믿기지 않았다.

“천한 계집! 그리 잘난 척 해봐라! 얼마나 버틸 수 있나 보자! 부인께 곧 목숨을 잃을 것이다, 이년아!”

하녀는 분을 삭이지 못한 채 희진의 뒷모습에 욕을 내뱉으며 헐레벌떡 자리를 떴다.

뒷간을 다 치우고 나니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 있었다. 봉 상궁은 다시 그녀를 나뭇간에 가두었다.

강희진은 급히 방 한켠에 몸을 기대고 앉아 손등의 상처에 약을 발랐다.

화상은 칼에 베인 상처와 달라 처음 며칠의 고통이 가장 심하다. 하지만 약을 잘 쓰면 며칠 지나 자국조차 남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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