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명의 상궁은 그녀가 뭐라 애원하든 들은 척도 하지 않고 그저 강원주의 지시에 따라 차갑게 손을 놀렸다.
겉으로 보기엔 별다른 흔적이 없어 보였으나 이미 날이 선 칼끝이 강희진의 살갗을 조용히 파고들고 있었다.
피는 나지 않았지만 안에서부터 타들어 가는 듯한 고통이 몰려왔다.
강희진은 고개를 푹 숙였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가련하던 얼굴엔 분노가 서려 있었고 눈빛 속엔 이글거리는 불꽃이 일렁이고 있었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터져 나오려는 분노를 억누르며 주먹을 불끈 쥐었고 그 탓에 손등의 핏줄이 불거졌다.
잠시 뒤 강희진은 억지로 입가에 미세한 웃음을 띠며 고개를 들었다.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지만 최대한 평정심을 잃지 않으려 애쓰는 듯했다.
“마마, 이 벌은 너무나도 가혹합니다...”
희고 맑던 얼굴이 금세 창백하게 질려갔다. 이내 두 눈을 감더니, 온몸의 힘이 빠져나간 듯 뒤로 푹 고꾸라졌다.
다행히도 곁에 있던 궁녀들이 그녀의 팔을 잡아채 바닥에 완전히 쓰러지진 않았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강원주는 심드렁하게 입꼬리를 비틀었다.
“흥. 계집, 겁도 많아 빠져서는 재미없게... 춘희야, 저년을 작은 법당으로 끌고 가 처박아 두거라.”
“알겠사옵니다, 마마. 염려 마시옵소서. 이년이 두고두고 후회하게 해드릴 테니.”
춘희는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강희진의 팔을 잡아끌었고 궁녀 둘이 그녀의 몸을 질질 끌고는 뒷길을 따라 작은 법당까지 데려갔다.
마치 쓰레기라도 되는 양 아무렇게나 바닥에 내던지더니, 춘희는 손에 들고 있던 겉옷 하나를 강희진 위에 툭 던졌다.
강희진의 머리카락은 흐트러져 어깨를 덮고 있었고 창백하게 질린 얼굴이 그와 어우러져 한층 더 처량하게 보였다.
쓰러져 있음에도 그녀는 묘하게 눈길을 끌 만큼 아름다웠다. 그 모습을 내려다보던 춘희는 혀를 차며 비웃었다.
문이 닫히자마자 강희진은 천천히 눈을 떴다. 그 눈빛은 더없이 냉정하고 또렷했다.
그녀는 자기 뺨을 힘껏 쓰다듬더니 손을 몇 번 털어내며 무언가 더러운 것을 만진 듯한 표정을 지었다.
몸을 가릴 옷을 챙겨 입고 어수선한 몰골을 간단히 정리한 뒤 조용히 주위를 살폈다.
이 법당은 참으로 초라했다. 촛대를 몇 개 놓았을 뿐 침상도 없이 좁고 음습한 공간이었다. 정면엔 나무로 깎은 불상이 하나 모셔져 있을 뿐이었다.
강희진은 바닥에 있는 얇은 방석 두 장을 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이곳이 오늘 밤 나의 잠자리가 되겠구나.’
방금 혼절하는 연기가 분명 강원주를 잠시나마 속였을 것이다. 그 덕에 조금은 숨 돌릴 여유가 생겼고 앞으로의 일을 구상할 시간도 벌 수 있었다.
‘그래. 어디 두고 보자, 강원주. 과연 네년이 폐하의 비위를 얼마나 오래 맞출 수 있을지. 그리고 그 상대하기 까다로운 숙빈도 직접 겪어보거라.’

ความคิดเห็น
ความคิดเห็นของผู้อ่านเกี่ยวกับนิยาย: 대신 승은을 입은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