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상 앞에 춘화도를 펼쳐두다니.’
강희진은 고개를 저었다.
‘네년은 부처님 노여움 사는 건 조금도 두렵지 않나 보구나.’
그림을 집어 든 그녀는 뭔가 떠오른 듯 조용히 무릎을 꿇고 앉아 두 손을 모았다.
“부처님, 부디 이번 생엔 제 뜻을 이루게 하소서. 어머니 또한 무탈하시기를 간절히 비나이다.”
그렇게 빌고 난 후 강희진은 일부러 불상에서 가장 먼 벽 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다지 미신을 믿는 성정은 아니었으나 한 번 죽고 다시 태어난 몸이었기에 귀신과 신령에 대한 경외심만큼은 마음속 깊이 남아 있었다.
그녀의 손에 들린 책은 푸른 표지 위에 큼직한 글씨로 제목이 찍혀 있었다. 마치 이 책이 어떤 용도인지 대놓고 드러내는 것만 같았다.
강희진은 조용히 자리를 잡고 책을 무릎 위에 올려놓았다. 책장을 펼치자마자 그녀의 뺨에 은은한 홍조가 떠올랐다. 이내 책 속 내용에 점점 몰입해 들어가며 그 기운은 더욱 짙어졌다.
책 내용은 몹시 노골적이었고 처음 한두 장만 넘긴 것인데도 어느새 그녀의 숨이 거칠어졌다.
한 손으로 머리칼을 감으며 스스로 달아오른 욕망을 진정시키려 애썼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녀는 점점 자신을 책 속 여인에 빗대어 상상하기 시작했고 그 사내의 얼굴에는 다름 아닌 선우진의 얼굴이 겹쳐 보였다.
그의 손길이, 그의 입술이... 그녀의 몸을 어루만지듯 다가오는 느낌이 생생하게 피어올랐다.
“하앙...”
그녀의 팔은 길고 가늘었으며 마치 햇살을 머금은 백옥처럼 매끄럽고 투명하게 빛났다. 그 맑고 곱디고운 팔이 뻗어와 가느다란 손가락이 선우진의 손끝에 닿을 듯 가까워졌다.
그 순간 선우진의 시선은 그 팔에 사로잡히고 말았다. 단 한 번 눈길을 준 것뿐인데 도무지 떼어낼 수가 없었다. 그는 어느새 늑대처럼 눈빛을 번뜩이더니, 고개를 숙이고 강희진의 하얀 팔을 거의 핏자국이 남을 정도로 사납게 깨물었다.
“하아... 폐하...”
부드럽고도 달콤하게 흘러나온 그 목소리에 선우진의 눈빛은 더욱 짙어졌다.
팔락.
그때 책이 손에서 미끄러져 바닥에 떨어지며 책장이 활짝 펼쳐졌고 그 그림을 본 두 사람은 동시에 얼어붙었다.

ความคิดเห็น
ความคิดเห็นของผู้อ่านเกี่ยวกับนิยาย: 대신 승은을 입은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