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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승은을 입은 후 นิยาย บท 25

예상치 못한 상황에 강원주는 얼이 빠진 채 사방을 둘러보았으나 몸을 숨길 마땅한 곳이 보이지 않았다.

그때 춘희가 잽싸게 일어나 귀띔했다.

“마마, 어서 침상 아래로 드시지요. 아래가 텅 비어 있어 몸을 숨기기엔 제격이옵니다.”

춘희는 얼른 강원주를 부축해 침상 밑으로 밀어 넣고는 옷자락의 먼지를 툭툭 털어낸 뒤 문 앞에 있던 궁녀들을 눈짓으로 흩어지게 했다. 그러고는 곧장 밖으로 달려 나가 선우진 앞에 무릎을 꿇고 납작 엎드려 절을 올렸다.

“소녀, 폐하께 문안드리옵니다. 부디 만수무강하시옵소서.”

이윽고 황제의 품에 안겨 있는 강희진을 힐끗 바라본 뒤 태연히 말을 이었다.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저희 마마께서 밤중에 갑자기 정원에 다녀오시겠다 하시고 나가셨사온데, 그만 길을 잃으셨는지 돌아오지 않으셨사옵니다. 명광궁이 온통 발칵 뒤집혔던 차에 폐하께서 이렇게 직접 찾아 주시니 그저 감읍할 따름이옵니다.”

말투 하나 흐트러짐 없이 공손하고 정중하여 거짓을 들추기도 어려웠다. 하지만 선우진은 오직 품 안의 여인만 바라볼 뿐이었다. 그는 느긋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화비, 이 아이 말이 사실이더냐? 아니면 다른 사정이 있는 것이냐?”

겉으로는 묻는 말 같았지만 사실 이미 모든 것을 꿰뚫고 있는 듯한 냉정한 어조였다.

춘희는 그 말에 움찔하며 강희진을 날카롭게 쏘아보았다. 그 눈빛엔 입조심하라는 날 선 경고가 담겨 있었다.

강희진은 그 시선을 느끼며 선우진의 품 안에서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당장은 일을 크게 벌일 생각이 없었다. 함부로 덤볐다간 더 큰 손해를 입을 수도 있었기에 일부러 아무렇지도 않은 듯 입을 열었다.

“손목의 멍은 소첩이 책을 보던 중 한껏 몰입한 나머지 스스로 눌러 생긴 것이옵니다. 폐하를 떠올리다 저도 모르게 가슴이 벅차올라 그만...”

마지막 말은 그의 귓가에 속삭이듯 은근한 목소리로 이어졌다. 유혹 섞인 그 어조에 선우진의 눈빛은 깊게 가라앉았다.

강희진의 말이 무슨 마법이라도 된 것처럼 선우진은 말없이 춘희를 지나쳐 침전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춘희는 그 뒤를 따라가려다 단 한 마디에 몸이 굳었다.

“그렇다면 오늘은 폐하께서 뜻하시는 대로...”

그녀의 숨결이 꽃처럼 향기롭고 달콤하게 퍼졌다. 그 순간 선우진은 짐승처럼 거침없는 본능을 드러냈다.

한편 침상 아래에 숨어 있던 강원주는 몸을 웅크린 채 손수건을 입에 물고 숨을 죽였다. 자신이 누워 있어야 할 자리 위에서 펼쳐지는 광경에 그녀는 쥐처럼 침상 밑에 숨은 채 한 치도 움직이지 못했다.

‘저년이 또 무슨 요망한 술수를 부려 폐하의 마음을 훔친 것이냐... 폐하께서 그 꾀임에 세 번, 네 번이나 속아 넘어가시다니... 괘씸한 계집, 감히 겁도 없이 나를 몇 번이고 우롱했단 말이지. 반드시 절대로 가만두지 않겠다.’

강원주는 밤새도록 들려오는 소리에 두 귀를 틀어막은 채 버텨야 했다. 자정 무렵까지는 도무지 잠들 수 없었고 한밤중이 지나자 마침내 차가운 바닥에 기절한 듯 쓰러져 잠들고 말았다.

이른 아침 선우진은 조회를 준비하러 곧장 건광전으로 향했다. 떠나기 전 그는 깊이 잠든 화비를 깨우지 않고 하인들에게 잘 모시라 당부한 뒤에야 자리를 떴다.

하지만 선우진이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춘희가 급히 방 안으로 달려 들어와 강원주를 침상 밑에서 끄집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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